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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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수는 '맹활약' 이관우는 '부진', 엇갈린 희비

기사입력 2007.10.15 02:07 / 기사수정 2007.10.15 02:07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대전, 이상규 기자] '그들에게 특별한 한밭벌 맞대결'

부자 구단의 한 선수가 있었다. 그는 창단 멤버로 입단하여 소속팀의 황금시대를 이끄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부상과 잦은 방출의 시련 끝에 지금은 가난한 구단에서 재기 성공을 꿈꾸고 있다.

반면 당시 가난한 구단의 한 선수는 프로 초기 큰 부상을 입어 팬들에게 소리없이 잊히는 듯했다. 지역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재기에 성공했지만, 공교롭게도 지금은 부자 구단의 주장을 맡고 있다.

K리그의 정상급 테크니션 고종수(29, 대전) 이관우(29, 수원)는 서로 뒤바뀐 운명으로 한밭벌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14일 오후 3시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벌어진 대전-수원전에서는 고종수와 이관우의 특별한 맞대결이 펼쳐졌다. 서로 친정팀 유니폼을 바꿔 입은 두 선수의 출전은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게 했다.

친정팀 수원과 상대한 고종수의 이 날 활약은 두 팀 선수 중에 가장 돋보였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전반 10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브라질리아에게 정확한 힐킥 패스를 연결하여 팀의 역습 기회를 제공하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전반 13분과 25분에는 슈바와 데닐손에게 한 박자 빠른 타이밍의 전진패스를 연결하여 수원 진영을 휘저어 다녔다. 전반 26분에는 조원희가 가진 공을 빼앗아 대전의 역습 기회를 열어주는 진가를 발휘했다.

고종수는 전반 44분 30m 거리에서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슛을 날리며 수원 진영을 위협했다. 공이 땅볼로 흘러 골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대전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수원 진영을 공략했다. 후반전에는 홍순학을 여러차례 밀착 마크하여 공격을 끊어 팀 플레이에 치중을 하더니 후반 26분에는 홍순학의 공을 빼앗아 위협적인 역습 기회를 만들며 팀의 1-0 승리를 공헌했다.

고종수와는 달리 이관우의 활약은 부진했다. 전반 초반부터 박도현과 이성운의 2-1 압박에 여러 차례 막혀 좀처럼 공격 활로를 찾지 못했다. 전반 21분에는 아크 왼쪽에서 안정환의 크로스를 받아 왼발슛을 날리려 했으나 대전 골키퍼 최은성이 먼저 공을 걷어내며 슈팅 기회가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전반전에만 3번의 슛을 했지만 대전 골문 안쪽으로 강하게 흐르지 못했다.

이관우는 후반 들어서도 이성운의 거센 압박에 막혀 좀처럼 공을 잡지 못했다. 후반 15분에는 대전이 1-0으로 앞서가자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는 허점까지 노출했다. 후반 중반에는 왼쪽 윙 포워드로 전환하여 반전을 노력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고종수와 이관우를 바라본 수원과 대전 서포터즈의 반응은 차가웠다.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는 경기 전 고종수가 10일 광주전 MVP 상을 받자 거센 야유를 보냈다. 이관우는 경기 직전  대전 팬들이 있는 E석쪽을 향해 손을 높이 흔들며 반가워했지만 관중들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자신의 소속팀이 정반대로 바뀐 두 선수의 위치는 대전과 수원의 라이벌 관계를 크게 강화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두 선수의 한밭벌 맞대결은 정규리그 최종전의 열기를 점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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