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수정 기자) "더 높이 가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지난 17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롤파크에서는 '2022 LCK 서머' 1라운드, 리브 샌드박스 대 광동 프릭스의 경기가 치러졌다.
이날 복귀전을 치른 '프린스' 이채환은 공백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팀을 승리로 이끌고 왕자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된 기자 공동 인터뷰에서 이채환은 "경기 승리 예측이 광동 쪽에 몰려있었는데 경기를 이기면서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오랜만에 복귀한 이채환은 이전 시즌보다 긴장감이 덜했다며 "(쉬는 동안) 절대 폼이 무너지지 말자는 생각으로 1주일 가족 여행을 간 것을 제외하고는 솔로 랭크를 거의 쉬지 않고 매일 했다"라고 밝혔다.
오는 19일 담원 기아와의 경기가 예정돼 있는 리브 샌드박스. 이채환은 "쉽지 않겠지만 이길 자신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이며 "우리 플레이가 나오면 이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채환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서머 첫 승을 달성했는데 기분이 어떤가?
오늘 경기 승리 예측이 4 대 0으로 광동 쪽에 몰려있었다. 하지만 경기를 이기면서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 정말 기분이 좋다.
> LCK 복귀전이다. 대다수가 광동 프릭스보다 리브 샌드박스를 약하게 봤다. 이런 예측을 보면서 어땠나? 또, 부담감은 없었는지 묻고 싶다.
담원 기아 경기가 끝나고 '너구리' 장하권 선수의 인터뷰를 봤는데 오랜만의 경기라 긴장된다고 하더라.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전 시즌보다 긴장감이 덜하고 게임을 더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눈이 뜨인 건지, 깨달음을 얻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 1세트 때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 7개나 밴을 당했다. 남은 챔피언 중 제리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제리는 제가 팀에 처음 들어왔을 때 한두 번 연습한 것 말고는 사용하지 않았다. 오늘 남은 챔피언이 코그모와 진 정도였는데 해당 챔피언보다는 자신 있는 챔피언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리를 선택했다.
> 한 시즌을 쉬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절대 폼이 무너지지 말자는 생각으로 1주일 가족 여행을 간 것을 제외하고는 솔로 랭크를 거의 쉬지 않고 매일 했다. 쉬면서 다른 팀 경기를 볼 때도 제가 했을 것 같은 플레이를 같이 생각하면서 '여유 있게 했어도 됐겠구나', '내가 잘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 지난 스프링 시즌 외부에서 지켜본 리브 샌드박스는 어떤 팀이었나?
솔직히 말하면 그냥 하위권에 있으면서 가끔 이기는 느낌의 팀이었다.
> 본인이 리브 샌드박스에 복귀하면서 어떤 강점을 불어넣었다고 생각하는지?
바텀 듀오 '엔비' 이명준과 '카엘' 김진홍 둘 다 LCK 경험이 없어서 힘들어 보였다. 제가 들어오면서 바텀 캐리력을 챙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제가 더 잘하고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는데 제가 들어와도 스프링과 평가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느낌이다. 이게 승부 예측으로 나오면서 조금 화가 났다.
> 스프링과 서머를 비교했을 때 리브 샌드박스는 원거리 딜러만 바뀌었다. 리브 샌드박스를 다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방송 생활을 하면서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아른거렸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은 오래 했기 때문에 똑똑하다고 생각해서 제가 동료들을 잘 조율하면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또, 팀 차원에서 저를 대우해 주고, 최대한 배려해 준다는 게 느껴졌다.
> 광동 프릭스전은 리브 샌드박스가 스프링 시즌보다 더 잘할 것 같다는 기대감을 심어준 경기였다. 어떤 팀으로 기억되고 싶나?
팀 합류 전 비시즌 동안 주변 프로게이머 지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스프링만 봤을 때 플레이오프만 가도 되게 잘하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저는 성격이 긍정적이고 야망이 있어서 그런지 '플레이오프밖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높이 가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다.
> 본인이 들어온 뒤 팀 평가가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금일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이번 경기에서 본인의 강점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요즘 챔피언과 조합에 따라 성향이 달라질 수 있지만 베스트 플레이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실수가 나오기도 했지만 정답에 가까운 플레이가 많이 나온 것 같다. 덕분에 1, 2세트 모두 노데스 플레이가 나왔다.
> 내구성 패치 후 경기가 지루하다는 느낌이 있는데 리브 샌드박스는 달랐다.
준비하지 않은 것을 대회에서 한 것은 아니다. 연습 과정에서 코치님들과 감독님이 '만약 경기를 지면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운 것이고, 이긴다면 우리 플레이를 잘 했다고 생각하자'고 말해주셨다.
> 원거리 딜러의 중요도가 많이 높아졌다.
이전 패치보다는 확실히 중요해진 것 같다. 하지만 전체적인 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다음 경기 상대가 담원 기아다. 자신 있는지?
쉽지 않겠지만 이길 자신은 있다.
> 어떤 부분을 주의하면서 플레이할 것인가?
아무래도 장하권 선수가 우리 '도브' 김재연 선수를 상대로 얼마나 잘할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장하권 선수와 친하지만 주의해야 할 부분은 우리의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우리 플레이가 나오면 이길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들 광동이 이길 거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 생각을) 깨부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팬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우리 동료들도 정말 잘해줬다. 스프링 시즌 동안 제 경기가 보고 싶으셨을 텐데 이제 보여드려서 죄송하다. 아버지도 오늘 재미있게 보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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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기자 soojk30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