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너무 많은 것을 잊은, 또 잃게 하는 행태였다.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가 0-2로 끌려가던 8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하주석이 타석에 섰다. 롯데 구승민이 던진 초구, 송수근 주심의 판정은 스트라이크. 그러자 하주석은 배터박스를 벗어나 불만을 표출했다. 하주석은 송수근 주심에게 의견을 묻기도 하는 등 짧은 어필을 한 하주석은 다시 타석에 들어서 승부를 이어갔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하주석은 삼진 판정을 받자마자 배트를 바닥에 강하게 내리쳤다. 앞선 어필을 덤덤하게 받아들였던 송수근 주심도 이번에는 곧바로 퇴장을 명령했다. 이후에도 하주석은 송 주심에게 계속해서 항의를 이어나갔다.
코치진의 만류로 하주석은 더그아웃으로 향했지만, 이 과정에서 분을 삭이지 못한 듯 헬멧을 내던졌다. 공교롭게도 크게 튄 헬멧은 웨슬리 클레멘츠 수석코치의 머리를 가격했고, 헬멧에 맞은 클레멘츠 코치가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 다행히 클레멘츠 코치가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분명 위험한 행동이었다.
하주석의 위험한 행동은 이미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된 바가 있었다. 2021년 한화의 리빌딩 과정을 담은 왓챠의 다큐멘터리 <한화 이글스: 클럽하우스>에는 하주석이 감정을 참지 못하고 배트를 부러뜨리고, 집기를 발로 차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쓴소리를 듣는 장면이 담겨있다. 하주석도 많은 반성을 했다고 한 장면이었다.
당시 수베로 감독은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분노를 이기지 못한 하주석의 행동에 대해 "네가 리더라면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지"라고 따끔하게 지적하며 "리더가 저러면 안 되지. 자기밖에 모른다"고 꾸짖었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답답한 마음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도를 넘은 행동이었다. 더욱이 하주석은 주장이다. 이미 질책받을 만한 행동을 했고, 반성을 했던 주장이다. 이번에는 심지어 팬들이 보고 있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이날 한화는 반전은커녕, 가라앉은 분위기로 패하며 6연패에 빠졌다.
사진=왓챠 공식 유튜브 캡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