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윤서 기자) 하위권. 이번 시즌 뚜껑이 열리기 전에 키움 히어로즈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반전의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있다.
현재 키움은 시즌 전 예측과 달리 상위권에 자리 중이다. 38승1무25패 성적으로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2위를 질주하고 있다. 시즌 초반 멀게만 느껴졌던 SSG 랜더스(40승3무22패)와의 격차도 그리 크지 않다. 어느덧 2.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최근 흐름도 뛰어나다. 10경기에서 6승1무3패를 기록했고, 지난 주말 광주 KIA전과 이번 주중 고척 두산전에서 모두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그렇다면 비시즌 평가는 어땠을까. 키움은 FA 박병호가 KT 위즈로 이적했고, 핵심 불펜 조상우가 군입대하며 전력 손실이 가득했다. 여기에 새롭게 영입한 타일러 애플러가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중 가장 적은 돈인 40만 달러를 받으며 의문부호가 강하게 붙었다. 냉담한 시선으로 바라본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키움을 약체로 분류했다.
이정후도 팀을 하위권으로 평가한 것에 관해 인지하고 있었다. 지난 4월 이정후는 인터뷰에서 "지난해도 그랬고 전문가들께서 항상 우리를 하위권으로 본다. 지난 9년 동안 키움만큼 가을야구를 자주 나간 팀도 거의 없는데 왜 그런 평가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16일 더그아웃에서 만난 이정후는 비시즌 평가 질문에 재차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9년 동안 두산을 제외하면 우리 팀이 가을 야구를 제일 많이 나갔다. 나를 비롯해 (김)혜성이, (송)성문이형이 경험을 쌓았고 (김)수환이 등 2군에서 계속 열심히 노력해온 선수들에게 자신의 자리가 생겼다. 주어진 기회 속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라며 힘줘 말했다.
키움은 핵심 선수 한, 두 명이 빠진다고 해서 흔들리는 팀이 아니다. 키움표 화수분으로 매년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이정후는 "누군가 빠지면 다른 누군가가 메꾸는 게 우리 팀의 문화다. 그동안 다른 선배님들이 우리 팀에 있을 때, 어린 선수들은 2군에 있어서 빛을 보지 못했다. 실력도 어느 정도인지 모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캡틴의 강력한 외침은 영웅 군단을 더욱 똘똘 뭉치게 했다. 이정후는 "(이)용규 선배님이 이런 평가를 신경 쓰지 말라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많이 말씀하셨다. '이런 평가를 당연하다 생각하면 안 되고 기분 나빠 해야 한다. 이를 더 악물고 근성 있게 해야 한다'라고 하셨다. 우리는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올해 무조건 잘할 거라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선배님이 후배 선수들에게 계속 자신감을 쌓아주셔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며 메시지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고공행진 중인 키움은 보란 듯이 순위 예상을 뒤엎으며 1위 SSG를 추격하는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이정후의 자신감과 이용규의 리더십 그리고 젊은 패기가 어우러진 영웅 군단. 누구도 두렵지 않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