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내야수 강승호가 친정팀을 상대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토요일 밤 펼쳐진 잠실 라이벌전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강승호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8차전에 9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강승호는 찬스 때마다 해결사로 나섰다. 두산이 2-4로 뒤진 7회초 2사 2루에서 깨끗한 우전 안타로 2루 주자 정수빈을 홈으로 불러들여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기세가 오른 강승호는 8회초 또 한 번 클러치 능력을 뽐냈다. 1사 2·3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스코어를 5-4로 만들었다. 팀이 끌려가던 상황에서 LG 필승조를 상대로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두산의 역전승을 견인했다.
강승호는 경기 후 "LG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둬 기분이 좋고 내가 팀이 이기는 결승타를 쳐서 기쁘다"며 "8회초 역전 적시타 상황은 투 볼에서 변화구를 노렸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승호가 유리한 카운트에서 직구 대신 변화구 노림수를 가져간 부분은 이유가 있었다. LG 시절 가깝게 지냈던 절친한 선배 유강남의 볼배합을 읽고 대처했다.
유강남이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 타석에 들어서면 LG 투수들이 아닌 포수 유강남과 싸우고 있다는 게 강승호의 설명이다. 이날 게임의 경우 유강남과의 수싸움에서 자신이 이긴 것 같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강승호는 "강남이 형은 내가 유리한 카운트에서는 직구를 잘 안 주는 경향이 있다. 오늘도 투 볼이 되자마자 나한테 무조건 변화구를 던질 것 같아서 확실하게 노리고 있었는데 노림수가 잘 맞아 떨어졌다"며 "나는 LG와의 경기에서는 LG 투수가 아닌 강남이 형과 싸운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은 내가 이긴 것 같다"고 웃었다.
최근 타격 부진에 대해서는 스스로 생각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많은 것을 내려놨다"고 강조하면서 타순과 상황에 관계없이 차분하게 경기에 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승호는 "내가 3할을 쳐본 적도 없는데 너무 침울해져 있었던 것 같다. 마음을 많이 내려놓고 치니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처음에는 조바심도 났지만 이제는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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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