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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더비①] '사실상 결승전'…승리의 여신 선택은?

기사입력 2011.04.01 09:37 / 기사수정 2011.04.01 09:43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사실상 결승전이다. 리그 우승의 향방을 가릴 밀란 더비가 눈앞에 다가왔다.

'영원한 맞수' AC 밀란과 인터 밀란은 오는 3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각) 밀란의 홈 구장 산 시로 스타디움에서 시즌 2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30라운드를 치른 이번 시즌 밀란과 인테르는 각각 승점 62점과 60점으로 리그 1,2위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더비는 리그 우승팀의 향방을 가릴 중요한 일전이다.

 더비전 앞둔 양팀의 현 상황은?

객관적인 전력상 양팀은 비등하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는 인테르가 더 좋다. 밀란이 최근 3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것과 대조적으로 인테르는 2승 1무를 기록 중이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3-2 기적의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가 좋다.

한 발 나아가 AC 밀란은 에이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이번 경기에 결장한다. 지난 AS 바리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고의적인 파울을 범했기 때문. 이에 그는 두 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다. 즐라탄이 부재한 상황에서 밀란은 팔레르모 원정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했다. 인테르 역시 루시우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왈테르 사무엘은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며, 크리스티안 키부와 안드레아 라노키아 역시 출장 여부가 불투명해 수비진 구성이 어렵다.

한편, 지난 11월 열린 밀란 더비 1차전은 즐라탄의 결승 득점에 힘입어 밀란이 1-0으로 승리했다. 당시 인테르는 라파 베니테스의 부족한 지도력 그리고 전술적 오류로 말미암아 부진의 늪에 빠졌다. 설상가상 잇따른 부상으로 선수진 구성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 상황은 다르다. 레오나르두 부임 후, 인테르는 적극적인 공격으로 상승세에 들어섰다. 만일 이번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리그 6연패에 다가서게 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밀란의 현 상황은 좋지 못하다. 앞서 말한 즐라탄의 결장 이외에도, 마시모 암브로시니와 필리포 인자기라는 베테랑이 출전하지 못한다. 안드레아 피를로 역시 출전 여부가 미지수다. 지난 팔레르모전에서 밀란은 피를로와 즐라탄의 부재로 공 배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연스레 공이 전방으로 쉽게 나아가지 못하면서 공격진이 고립됐다.

'AC 밀란 전설' 레오나르두, 친정팀과 만나다

레오나르두는 밀란의 전설이다. 현재 밀란의 중심은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다. 이러한 우호적인 관계의 시발점은 레오나르두다. 그는 1997년 파리 생제르맹을 거쳐 AC 밀란에 입단했다. 입단 후, 그는 밀란의 일원으로 4시즌 동안 177경기 62득점을 기록했다.

간결하면서도 화려한 플레이와 수려한 외모, 잡음없는 사생활 그리고 온화한 성품 때문에 팬들의 인기를 얻었다. 자연스레 팀의 전설이 됐다. 2002-2003시즌 후, 밀란에서 은퇴한 레오나르두는 밀란의 브라질 담당 스카우트로서 프런트진에 합류. 브라질 커넥션의 중추가 됐다.

스카우트로 부임한 레오나르두는 밀란에 카카를 선물했다. 한 발 나아가 파투와 티아구 시우바까지 모두 레오나르두 감독의 작품이다.

그러나 현 상황은 다르다. 지난 시즌 레오나르두는 밀란을 이끌고 리그 3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구단주와의 갈등으로 말미암아 시즌 후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후에도 밀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그는 지난해 AS 로마 측에서 감독직을 제의하자 "밀란을 사랑하기 때문에, 세리에 A 내 다른 팀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밀란의 앙숙 인테르의 수장이다.

인테르로 무대를 옮긴 레오나르두는 밀란에서와 마찬가지로 화끈한 공격 축구를 보이고 있다. 자연스레 인테르는 날카로운 창을 보유하게 됐다. 실점률은 높아졌지만, 더욱 많은 득점으로 리그 2위까지 올라섰다.

'즐라탄 결장' 알레그리호, 공격진은?

이번 시즌 밀란의 공격은 매우 강해졌다. 노쇠한 미드필더진과 대조적으로 밀란의 공격력은 내로라하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호비뉴와 파투는 브라질 대표팀의 핵심이며, 카사노 역시 이탈리아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알레그리의 전술이다. 칼리아리 시절, 화끈한 공격축구로 팬들의 사랑을 얻었던 그는 밀란에서는 지나치게 소극적인 경기 운용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안정성을 근거로 미드필더진에 수비적인 선수를 배치했고, 자연스레 전방에 있는 선수들이 고립되게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즐라탄으로 하여금 풀게 했다.

시즌 중반까지 즐라탄은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감독직이 위태로운 알레그리를 지킨 것이다. 그러나 지난 팔레르모전에서 드러나듯, 알레그리의 밀란은 즐라탄이 부재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공격을 보이지 못했다. 공격진 전원이 전방에서 고립된 것. 이유는 간단하다. 공격과 미드필더 간의 간격이 매우 넓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공을 배급할 선수가 없어 전방으로 공이 넘어오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파투의 복귀다. 피를로 역시 출전 가능성이 대폭 커졌다. 피를로의 복귀는 후방에서 전방으로 공을 배급할 선수가 생겼음을 뜻한다. 즐라탄이 없는 상황에서 매우 호재일 것이다. 골 결정력이 좋은 파투가 컨디션 회복에 성공한 것도 마찬가지다.

카사노와 파치니, 동료에서 적으로

반년 만에 두 선수의 운명이 바뀌었다. 카사노와 파치니는 삼프도리아의 상징적 선수였다. 두 선수 모두 삼프도리아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기 때문. 악동 카사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삼프도리아로 임대된 후, 기량을 되찾았다. 파치니 역시 삼프도리아에서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뗐다.

어제는 동료였지만, 오늘은 적이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밀란 더비 출장이 유력한 가운데, 카사노는 밀란 소속으로, 파치니는 인테르 소속으로 경기에 나선다. 삼프도리아와 이탈리아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준 두 선수가 적으로 만나는 것이다.

비교적 저렴한 이적료로 밀란에 합류한 카사노는 컨디션 회복에 박차를 가하며 팀 내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는 듯싶었다. 그러나 파투의 폼이 회복되면서 후보로 밀려났다. 주전보다는 로테이션으로 나선 그였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주전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즐라탄의 징계로 말미암아 공격진의 누수가 생겼기 때문.

반면 파치니는 인테르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팀의 주포로 자리 잡은 그는 주전으로 우뚝 섰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팀을 옮겼음에도, 비교적 잘 적응한 파치니는 이적 후, 4골을 기록 중이다.

[사진= 더비전에 결장한 즐라탄의 1차전 결승골 당시 모습 ⓒ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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