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이미 위력적인 슬라이더에 새로운 무기가 더해졌다. 안 그래도 까다로운 투수, 상대는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
한화 이글스 강재민은 2일 경기 전까지 12경기 11이닝을 소화해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 중이다. 단 한 경기에서 유일하게 실점을 기록했을 뿐 7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팔꿈치 통증으로 한 달 정도 시즌을 늦게 시작했어도 강재민의 퍼포먼스에는 그런 흔적이 없다. 완벽한 팔꿈치로 출발하지 않은 탓에 콜업 직후부터 연투나 멀티 이닝이 없도록 배려를 받았지만, 이제 막 연투 제한도 풀리기 시작했다.
작년과 결과는 비슷하지만 내용에는 큰 차이가 있다. 보통 우완 사이드암은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이미 강재민은 이 통념을 깨는 투수 중 한 명이었는데, 올 시즌 강재민은 좌타에 강하다는 걸 넘어 말 그대로 '언터쳐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경기 전까지 21명의 좌타자를 만나 피안타율 0.000, 16타수 무피안타. 5개의 사사구가 있었지만 한 번은 고의4구였고, 우타자를 상대했을 때보다 더 많은 9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올 시즌부터 비율을 크게 늘린 투심 패스트볼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중이다. 강재민은 "투심을 간간이 던지긴 했는데 작년 후반기쯤 신정락 선배님께 그립을 추천받았고, 올해 구종 비율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 더 많이 던지기 시작했다. 변화를 주면 타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질 거라고 봤다"고 얘기했다.
강재민이 목표한 대로 직구와 슬라이더, 투심의 구사율이 고르게 나눠졌다는 건, 새로 장착한 투심이 제대로 통하고 있다는 뜻이다. 신정락의 조언으로 만들어진 강재민의 투심은 그립만 보면 스플리터처럼 보일 정도로 공을 깊게 잡는 방식. 궤적 역시 스플리터처럼 예리하게 떨어진다. 이 공이 다른 구종과 시너지를 내며 타자들의 생각을 흐트러뜨린다.
터널링 목적으로 던진다고 해도 최근 강재민의 투심은 주무기 슬라이더만큼이나 위력적이다. 그 위력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벤치도 강재민 카드를 쓸 때는 굳이 상대 타자들의 유형을 살필 필요가 없다. 1일 대전 NC전, 1-0 단 한 점만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오른 강재민은 내리 세 번 왼손타자를 상대했다. 물론, 결과는 깔끔한 삼자범퇴였다.
이날 강재민은 왼쪽 타석에서 선 스위치 타자 김주원에게 직구와 투심, 슬라이더를 차례로 던져 3구삼진을 잡아냈고, 김기환은 슬라이더만 던져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1번타자 손아섭과의 승부. 2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강재민의 5구 투심에 손아섭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3년 차 강재민의 통산 30번째 홀드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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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