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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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방망이요? 열심히 검색해서 '직구'했습니다" [현장:톡]

기사입력 2022.06.01 21:27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저한테 보답해야 할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LG 트윈스 베테랑 타자 김현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유격수 오지환에게 자신의 배트 두 자루를 선물했다. 자신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후배의 부탁에 선뜻 방망이를 건넸다.

김현수의 기운을 받은 오지환은 펄펄 날고 있다. 단순히 김현수가 준 방망이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올 시즌 벌써 10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 8홈런, 2020 시즌 10홈런, 2019 시즌 9홈런, 2018 시즌 11홈런을 기록했던 가운데 현재 페이스라면 충분히 2016 시즌 이후 6년 만에 20홈런 고지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김현수가 오지환에게 자신의 방망이를 별다른 이유 없이 준 건 아니었다. 김현수는 "오지환이 앞에서 잘 걸어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내 배트가 밸런스가 잘 맞을 것 같았다"며 나름의 눈썰미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김현수의 방망이를 받은 건 오지환뿐이 아니다. LG 리드오프 홍창기 역시 김현수가 구해다 준 '오타니 쇼헤이'의 방망이로 팀 내 타율 1위, 최다 안타 2위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홍창기는 "오타니가 사용하는 배트와 같은 재질, 스타일의 제품을 (김) 현수 형이 구해줬다"며 "내가 홈런 타자가 아니라 방망이 면에 맞춰서 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헤드가 더 크면 좋을 것 같아 변화를 줬는데 현재까지는 잘 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현수가 '오타니 배트'를 구한 경로는 뜻밖이었다. 2016~2017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인맥을 활용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답은 '인터넷 검색'과 '해외직구'였다.

김현수는 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오타니 방망이를 구하기 위해 엄청난 검색을 했다. 구글에서 엄청난 서칭(serching)을 했다"고 웃은 뒤 "내가 열심히 검색했고 에이전트와 협력을 해서 이메일을 (방망이 제작 업체에) 보낸 끝에 구할 수 있었다"고 길고 길었던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오지환에게는 괜히 방망이를 준 것 같다. 내가 그걸로 치고 있었으면 지금 홈런 1위를 달리고 있었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진 뒤 "사실 내가 배트를 선물했던 후배들이 굉장히 많다. 보답을 전혀 바라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후배들이 잘 돼서 그냥 좋다. 사실 보답을 받으려면 많이 받아야 한다"고 후배들을 재치 있게 압박했다.

김현수는 다만 자신의 배트가 모든 타자들에게 맞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내가 방망이를 권하니까 쓰기 싫어도 써보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며 "썼는데 잘 되면 계속 쓰는 거고 그게 아니면 바꾸면 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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