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0.08 06:59 / 기사수정 2007.10.08 06:59
[엑스포츠뉴스,부산=장지영 기자] '부산, 심각한 수비 붕괴로 자멸'
부산과 대구의 하위권 자존심 대결은 태풍의 영향권에 조금씩 접어들면서 가끔 흩뿌리는 빗방울과 함께 시작했다. 양 팀은 서로 아무런 변화가 없는 명단을 내세운 가운데 서로 문전을 번갈아가며 두들겨 일찌감치 지루한 난타전을 예고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무서울 정도로 무너진 부산의 수비는 자신들의 패배를 또 한 번 자초하고 말았다.
양 팀 모두 1승이 간절한 가운데, 나란히 선수비 후 역습의 양상을 선보인다. 부산이나 대구 둘 다 최대 5명의 수비진을 세우며 강한 수비 압박에 나선 것. 오히려 중원에는 여유를 둔 가운데 문전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두 팀 중 먼저 경기의 흐름을 잡은 것은 원정팀인 대구. 전반 32분 부산 문전에서 벌어진 골 다툼에서 흘러나온 공을 놓치지 않은 장남석의 슈팅이 그대로 부산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일단 원정길에서 선제골을 뽑으니 단숨에 기세를 타는 대구다. 마음이 급해진 부산이 거칠게 막아보지만 첫 실점 후 5분도 지나지 않은 전반 36분, 이번에도 장남석에게 또 한번 골을 내주고 만다. 대구 주 득점원인 루이지뉴와 이근호를 중심으로 수비를 집중하다 보니 정작 후방에서 치고 올라오는 장남석의 움직임을 미처 잡아내지 못한 것.
결국, 이렇다할 슈팅 한번 제대로 선보이지 못하고 0-2로 전반을 마치는 부산이다.
후반전이 되어서도 이러한 양상에는 큰 변화가 없다.
오히려 공격보다는 수비지향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기 시작한 부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대구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대구의 취약한 수비를 상대로 선보인 몇 번의 슈팅이 모두 무위로 돌아가면서 되레 마음만 급해지는 모습을 선보인 부산이다.
결국, 이러한 소극적인 플레이는 기어이 또 한 번의 실점으로 이어진다. 부산이 후반 시작과 함께 한재웅을 투입한 가운데 다시 후반 10분 이강진을 투입하면서 전열 재정비를 꾀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대구의 에닝요가 강하게 때린 슈팅이 부산 정유석 골키퍼의 손을 맞고 골문을 가른 것. 후반 11분, 대구의 3번째 골이 터진 것이다.
이제 홈팀의 마음은 급하다 못해 까맣게 타들어가는 지경이다. 그러나 3번째 실점 후 한정화 대신 전우근을 투입해 마지막 카드까지 모두 사용해보지만 이번에도 선수 교체가 끝나기 무섭게 실점을 기록하는 부산이다. 후반 16분, 골키퍼와의 1:1찬스를 놓치지 않은 하대성의 슈팅이 또 다시 부산의 골문을 가른 것이다. 부산으로서는 벌써 4번째 실점이다. 후반전을 25분 이상 남긴 가운데 무려 4골이나 내어준 것. 이미 지난 라운드에서 서울에 0-4 대패를 기록한 바 있는 부산으로서는 연이어 2경기째 4실점을 기록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 경기는 완전히 대구의 페이스로 흘러간다. 부산이 그나마 간신히 잡은 찬스조차 허공에 날리는 가운데, 대구는 후반 26분이 돼서야 처음으로 교체카드를 사용하는 여유를 보인다.
결국, 홈팀의 다급한 마음은 위험한 파울과 함께 교체로 투입된 한재웅의 퇴장으로 이어진다. 후반 32분 공을 잡고 돌파를 시도하는 진경선의 측면에서 발목으로 깊은 태클을 넣은 것. 경고 없이 그대로 퇴장으로 이어지며 부산의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위기는 종종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부산 역시 한재웅의 퇴장 이후 오히려 더욱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며 분위기 쇄신을 꾀한다. 그리고 이 시도는 제대로 먹혀, 결국 후반 38분 프리킥 찬스에서 이정효의 킥을 받은 루시아노가 부산의 첫 골을 기록한다. 이후 더욱 격렬한 난타전을 펼치기 시작하는 두 팀이다.
그러나 결국 한골이 마지막이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너무나도 많은 실점에 발목이 잡히며 마지막 홈경기에서 1-4 대패를 기록하는 부산이다. 이로써 부산과 대구는 서로 순위를 맞바꾸게 됐으며, 다음 시즌 새로운 맞대결을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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