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UEFA(유럽축구연맹)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메이저 대회 결승전에서 미숙한 경기 개최와 진행으로 신뢰도에 금이 갔다.
레알 마드리드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1/22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레알은 후반 14분 터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키며 우승에 성공했다.
이날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밖에 수많은 리버풀 팬들이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현지 기자들은 경기장 밖 리버풀 팬들이 수 시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약 3만 명의 리버풀 팬들은 티켓 없이 경기장을 찾았다."라고 말했다.
파리 현지에서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은 SNS로 소식을 전하면서 현장 상황을 전했다. 제임스 올리 ESPN 기자는 게이트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리버풀 팬들의 상황을 전했다. 몇몇 리버풀 팬들은 "아무런 소통도 안 된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리버풀 지역 기자인 앤디 켈리 기자는 "티켓을 소지한 채로 게이트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는 팬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상황이 안전하지 않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스페인 언론인 마르카와 카루셀 데포르티보는 "1만 5천 명의 티켓 미소지자들이 경기장을 찾았고 이들이 경기장 밖 담장을 넘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의 롭 드라퍼 기자는 SNS로 "내가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리버풀 팬들이 리버풀 응원석 게이트부터 레알 쪽 게이트까지 길게 늘어서 있었다. 단 하나의 게이트만 리버풀을 위해 오픈됐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UEFA는 지난 2021년 여름 잉글랜드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UEFA 유로 2020 결승전 당시 몰려든 관중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 티켓 미소지자들의 입장으로 곤욕을 치른 데 UEFA는 1년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안전 관리에 실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UEFA는 성명서를 내고 "경기에 앞서, 리버풀 관중석 쪽 개찰구가 막혔다. 수많은 팬이 가짜 티켓을 구매했고 개찰구 사용이 불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많은 팬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시도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킥오프 시간이 35분 동안 연기돼 진짜 티켓을 소유한 최대한 많은 팬이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장 밖에서 많은 사람이 킥오프 이후에도 들어오려고 시도했고 경찰은 최루가스를 뿌려 이들을 해산시키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UEFA는 마지막으로 "UEFA는 이 사건에 영향을 받은 모든 분의 심정을 공감하며 프랑스 경찰, 당국, 그리고 프랑스 축구협회와 함께 이 사안들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티켓 판매 역시 UEFA가 책임져야 하는 사안이다. 암표 거래나 가짜 티켓이 판매되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거나 인지했더라도 이를 방관했다면, UEFA 역시 이번 사태에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사진=AP/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