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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원' PL 3대장, 돈 값을 못 하네 [PL 결산⑥]

기사입력 2022.05.28 12:00 / 기사수정 2022.05.28 10:02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입성한 선수,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이적한 선수 모두 1억 파운드(약 1,583억 원)에 가까운 이적료를 기록하며 자본의 힘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 선수들 모두 이적료에 걸맞지 않은 부진을 보였다. 

# 영국 최초 1억 파운드의 사나이, 뒤늦은 적응

촉망받는 윙어 잭 그릴리쉬는 2018/19시즌 아스톤 빌라의 승격에 일등 공신이 되며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이어진 2019/20시즌과 2020/21시즌, 그는 팀의 주장으로 맹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성공적으로 정착했고 최고의 윙어 중 한 명으로 주목받았다. 

다비드 실바의 이적 이후 왼쪽 윙어 자리에 고민이 깊었던 맨체스터 시티는 필 포든이 성장하고 있지만, 새로운 선수를 물색했고 그릴리쉬를 낙점했다. 맨시티는 자신의 구단 최고 이적료 경신은 물론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인 1억 파운드를 아스톤 빌라에 지불하며 그릴리쉬 영입에 성공했다. 

등번호 10번을 받은 그릴리쉬는 펩 과르디올라 전술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공격 진영에선 빠른 템포로 패스 혹은 침투에 이은 제로톱 혹은 반대편 윙어의 마무리를 기반으로 하는 펩의 전술과 달리 그릴리쉬는 빌라 시절 측면에서 본인의 드리블 돌파에 이은 크로스 혹은 킬패스로 동료들의 득점을 돕는 스타일이다. 

전반기를 보면 그릴리쉬는 맨시티에서 아무런 특색도 보이지 못했다. 물론 이적 첫 시즌인 만큼 지켜봐야 하지만, 이적료 대비 활약도가 매우 아쉬웠다. 2022년 새해에 접어들면서 그릴리쉬가 점차 펩의 전술에 적응하면서 점차 동료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기 시작했다. 

기록만 보면 아쉬움은 크다. 그는 26경기 3골 3도움에 그쳤다. 빅찬스 창출 횟수가 26경기 다섯 번에 불과했다. 지난 시즌 빌라에서 같은 경기 수 대비 14번의 빅찬스 창출로 10도움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수치다. 그럼에도 시즌 후반기에 보여준 경기력의 발전은 그의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 "난 첼시에서 행복하지 않다"

첼시로 돌아온 로멜루 루카쿠의 시즌 도중 발언이다. 그는 2011년 여름, 19세의 나이에 벨기에 안더레흐트에서 첼시로 이적했고 중용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 에버튼 임대를 거쳐 2014년, 에버튼으로 떠났다.

루카쿠는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테르를 거쳐 2021년 여름 첼시로 돌아왔다. 복귀 당시 이적료는 무려 9,750만 파운드에 달했다. 인테르에서 2020/21시즌 24골로 11년 만의 세리에A 우승을 이끌며 시즌 MVP를 수상한 선수의 이적료로는 정당해 보였다. 

시즌 초반 세 골을 터뜨린 루카쿠는 이후 부상과 코로나19 확진 등 부침을 겪었다. 여기에 시즌 도중 그는 최악의 인터뷰를 했다. 2021년 마지막 날 공개된 스카이 이탈리아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첼시에 와서 행복하지 않다."라며 인테르 복귀를 원한다고 밝힌 것이다. 더욱 논란은 그가 첼시가 아닌 더 큰 구단으로 가길 원했지만, 그게 안 돼 첼시로 이적했다는 내용이 있어 첼시 팬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루카쿠는 첼시를 통해 공식 사과했지만, 시즌 초반 보여준 경기력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리그 막판 새로운 구단주가 보는 앞에서 3득점을 했지만,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력은 아니었다. 

# 적응하면 뭐 하나, 팀이 무너졌는데

오른쪽 윙어를 갈망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맨체스터 시티 유스 출신으로 분데스리가 최고의 윙어가 된 제이든 산초를 무려 두 시즌 동안 노렸다. 2019/20시즌부터 시작된 맨유의 구애에 그의 소속팀이었던 도르트문트는 바이아웃 지불 아니면 '낫 포 세일(Not for sale)'을 선언했다. 

맨유는 결국 2021년 여름, 2년 만에 산초를 품는 데 성공했다. 맨유도 7750만파운드(약 1226억 원)라는 거금을 투입해 산초 영입에 성공했고, 여기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까지 합류하면서 상당한 기대감이 돌았다. 

시즌 초반 산초의 모습이 실망스러웠다.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가 중요한 만큼 빠른 적응이 중요했는데 동료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시즌 초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면서 한때 리그 7경기 0골 0도움, 이른바 '007'이라고 조롱당하기도 했다. 

산초는 후반기에 완벽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동료들과의 호흡이 돋보이면서 맨유의 공격을 이끌었다. 물론 경기마다 기복은 있었다. 여기에 영입 당시 감독이었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경질 이후 랄프 랑닉 감독 체제에서 팀이 최악의 시즌 마무리를 하면서 빛이 바랐다. 그의 스탯도 29경기 3골 3도움으로 매우 부족했다. 

사진=EPA/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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