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노수린 기자) 오은영이 알리를 PTSD라고 진단했다.
27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가수 알리가 출연해 오은영 박사에게 고민을 상담했다.
알리의 고민은 "최근 자주 멍 때리게 된다"는 것이었다. 아들 도건을 위해 '금쪽상담소'를 찾았다고 밝히며 "건강한 엄마가 되고 싶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오은영은 알리와 4세 아들과의 대화에서 특징을 발견했다. 오은영은 "알리 씨는 '도와줘', '구해줘', '위험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많이 사용한다"고 지적하며 "누군가 현재의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은영은 "세상을 위험한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알리는 "도건이가 어렸을 때 무거운 향초를 옆에 두고 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가 할 수 있는 방어 체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이 들어서였다. 개연성 없이 불안함이 찾아왔다. 내가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잠들면 깜빡할 사이에 다음 날이 되지 않냐. 그게 무서웠다. 잠들지 않기 위해 지뢰 찾기를 하기도 했다. 거의 두 시간씩 잤다"고 고백했다. 오은영은 "죽지 않을 정도로만 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알리는 "일주일에 한 번 악몽을 꾼다. 누가 계속 때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타격감과 소리가 온전하게 전달이 되더라. 가위도 잘 눌린다. 심할 때는 몸이 흔들리는 게 보일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은영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적 있냐"고 질문했다. 알리는 故박지선을 언급하며 "윤지와 제가 참 많이 아끼는 친구가 저에게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알리, 이윤지, 故박지선은 10년의 우정을 함께한 삼총사였다.
이에 오은영은 "아주 가까운 사람은 영향을 많이 준다. 정말 친했던 가까운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됐을 때 남은 사람들은 죄책감을 많이 느낀다. 하지만 이걸로 다 설명하긴 어렵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낄 정도라면 그럴 만한 사건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면의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알리는 "20대 중반에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객원 보컬로 활동하고 솔로 앨범 준비 중에 일어난 일이다. 그때 큰 상실감을 느꼈다. 삶이 송두리째 없어질 것 같았다"고 회상하며 "사실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괴로워했다.
또한 알리는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상황을 만들게 됐다. 나와 같은 아픔을 노래로 위로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었는데, 제목에 있어서 잘못된 판단을 했다. 평생 속죄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노래 '나영이'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오은영은 "알리 씨는 PTSD 증상으로 보는 게 맞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한다. 여기에서 트라우마란 전쟁, 자연재해, 고문, 성폭행 등의 심각한 사건으로 겪는 불안 증상이다. 경험한 사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고통스럽기 때문에 고통을 줄이기 위해 지나치게 에너지 소모를 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 일 이후로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느낄 것. 감각이 무디다가도 극도로 예민해지기도 한다. 우울이나 공황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모든 것들을 종합해 봤을 때 알리 씨는 PTSD가 진행형으로 본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치료와 회복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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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린 기자 srnnoh@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