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김환희가 실제 연기 활동은 물론, 대학생으로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일상을 전하며 연기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표현했다.
김환희는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 VIP라운지에서 열린 영화 '안녕하세요'(감독 차봉주)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안녕하세요'는 각기 다른 사연을 안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호스피스 병동에 죽음을 기다리는 소녀 수미(김환희 분)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2008년 드라마 '불한당'에서 아역으로 데뷔한 김환희는 이후 '당신 뿐이야', '최고다 이순신', '공항 가는 길'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15세이던 2016년 영화 '곡성'에서는 효진 역을 맡아 "뭐시 중헌디"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주목받았고,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곡성', '여중생A' 등 스크린 활약에 이어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로도 존재감을 사로잡았던 김환희는 '안녕하세요'에서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의지할 곳조차 사라진 소녀 수미 역을 연기하며 한층 더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날 김환희는 "제 무지함이 조금 그렇긴 하지만, 호스피스 병동이라는 것에 대해 잘 몰랐다. '호스피스 병동이 뭐지?' 하면서 찾아봤었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것도 좋았다. 제가 연기에 너무나 자신감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제 성향이 이렇게 어려운 연기에 도전하는 것을 꽤 좋아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수미의 감정선이 바닥부터 시작해서 위로 올라가지 않나. 이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는 것이 고민되더라. 그렇게 캐스팅 소식을 또 듣게 됐을 때 이순재 선생님을 비롯해서 연기를 정말 잘 하시는 선배님들이 함께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연기를 정말 잘 해내지 못해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 되겠다' 싶었다. 이 영화에서는 무언가 멋진 배우 분들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생겼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연기에 대해 부담감보다는 배움이 많고 즐거움이 조금 더 있는 영화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하게 됐고, 현장에서도 즐겁게 연기하면서 '1인분의 몫은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같이 호흡을 맞춰 준 배우 분들이 너무나 멋져서, 그 배우 분들에게 더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정말 '배움의 장'이라는 말이 맞았다. 또래보다 어른들과 마주치는 신이 많았는데, 특히 제가 이렇게 할아버지와 손녀같은 관계성이 있는 작품은 찍어본적이 많이 없다. 그래서 더 특별했다. 많은 선배님들이 계셨는데,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많은 것을 배웠다"고 뿌듯해했다.
영화를 촬영하며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생각하게 됐다는 김환희는 "삶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좋은 어른들을 만나서, 더 단단해지고 삶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더라. 제가 어제도 사실 학교 일정으로 밤을 새고 왔다. 작품을 한 학기에 4개를 올리는데, 그 작품에 다 참여했다"고 대학 생활을 함께 언급했다.
2002년생인 김환희는 지난 해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김환희는 "그 경험도 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연기가 아닌 조명 같은 다른 분야로도 참여했다. 이런 것을 알아야 객관적으로 또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을 것 같더라"고 말했다. 김환희의 얘기를 듣고 있던 이순재가 "지금까지 한 작품이 몇 개냐"라고 물었고, 김환희는 "'안녕하세요'가 19번째 작품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이순재 역시 "그렇게 많이 출연했냐"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김환희의 활약을 기특하게 바라봤다.
김환희는 "연기적으로 힘든 순간들도 있었고, 학교 생활과 실제 촬영을 병행하면서 체력적으로도 지칠 때가 있었다. 그런데 유선 선배님이 주시는 연기 피드백, 또 이순재 선생님이 해주시는 칭찬이 너무나 큰 위로가 됐었다. 제가 앞으로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전하며 웃었다.
성인이 된 이후 연기에 대한 고민이 점점 더 깊어져간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김환희는 "점점 연기를 하면서 몸에 어떤 노하우라고 하는 단계들이 쌓이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어릴 때는 울어야 하는 장면에서 '어떻게 울지'라는 생각에서 멈췄다면, 성인이 된 이후에는 '어떤 포인트에서 감정을 울려야 사람들이 이 감정을 받을 수 있을까'라든지, 이렇게 생각이 구체화되더라. 어릴 때 '곡성'이라는 작품으로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아서, 그 친구보다 더 뛰어난 연기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해왔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렇게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캐릭터, 특이한 캐릭터를 자주 연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평범한 연기로도 그것들을 어떻게 더 뛰어난 연기로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야 할 것 같다. 또 보시기엔 평범해 보이는 연기여도, 어떻게 예전보다 좀 더 성장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계속 생각 중이다"라고 밝혔다.
과거 인터뷰에서 할리우드 진출이 목표라고 당차게 말해왔던 김환희는 "'호랑이 그린다고 하면, 망해도 고양이는 그린다'고 하지 않나. 지금 저의 배우로서 목표는, 먼저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배우 김환희로도 그렇지만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기도 하기 때문에 지금 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호랑이가 그려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라고 웃었다.
이어 "자기 칭찬 같지만, 사실 제가 과탑을 했었거든요"라고 수줍게 고백하며 성실한 학교 생활을 인증한 김환희는 "작품이 없을 때도, 제가 공백기간이 길면 쉬는 것도 잘 쉬지 못하고 그래서 그것이 너무 싫다 보니 학교 워크숍도 미친듯이 참여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그랬었다. 과탑처럼 이렇게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얻었듯이,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보면 좋은 결과들도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의젓한 모습을 내비쳤다.
또 김환희는 "저희 '안녕하세요'는 잔잔하고 슴슴한, 차분히 흘러가는 영화다. 각자의 삶 안에서 힘든 순간들도 많고, 살다 보면 나를 엄청 흔들어놓는 그런 순간들이 있지 않나. 지친 마음에 위로를 드릴 수 있을 것이고, 다시 한 번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작품을 향한 관심을 함께 당부했다.
'안녕하세요'는 25일 개봉한다.
사진 = ㈜디스테이션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