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이강인(RCD마요르카)이 황선홍 감독과 함께 처음 호흡을 맞춘다. 그의 첫 과제는 다름아닌 '수비가담'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오는 6월 1일부터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본선에 참가할 대표팀 명단을 16일 발표했다.
황선홍 호는 C조에 배정돼 타슈켄트에서 6월 2일 말레이시아전을 시작으로, 5일 베트남, 8일 태국과 조별리그를 갖는다. 결승전은 6월 19일 열린다.
황선홍 감독은 한동안 뽑지 않았던 이강인을 처음 발탁했다. 이강인은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U23 대표팀에 발탁된 뒤 약 11개월 만의 발탁이다.
황 감독은 지난 3월 전지훈련 당시 이강인의 합류와 활용 방안에 대해 구상을 마쳤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올해 초 해외파 선수들을 보기 위해 유럽에 다녀왔었다.
황 감독은 3월 당시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 이강인, 홍현석 등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현재 상황을 공유했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점은 저로서는 만족스럽고 긍정적이다. 다만 대표팀에 녹아드느냐가 관건인데 컨디션을 면밀히 체크해 아시안컵이나 아시안게임 때 컨디션이 좋으면 활용하겠다."라고 밝혔다.
이강인과는 직접 만나 식사도 했다고 밝히며 "당시 경기 참여도가 떨어져서 경기에 많이 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라고 했다. 경기 템포도 본인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했다. 강인이도 공감했다. 6월까지는 잘 준비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이강인은 이후 꾸준히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경기를 출장했다. 후반기에 마요르카가 루이스 가르시아 감독을 경질하고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을 선임했고 이강인은 지난 36라운드 세비야 원정서 결장한 걸 제외하면 전 경기 교체로 출전했다. 그는 16일 열린 라요 바예카노와의 홈 경기에 후반 교체 출전해 팀의 극적인 2-1 승리에 함께 하기도 했다.
특히 황 감독이 이번 명단을 선발하면서 중점을 둔 것이 경기 참여도였다. 대표팀이 대회 직전 소집훈련을 할 기간이 없기 때문에 현재 경기 감각이 좋고 꾸준히 경기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위주로 선발해야 했다. 리그에서 꾸준히 출장해 준비된 이강인이 뽑힐 수 있었던 이유다.
황 감독은 이강인을 처진 스트라이커나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이 포지션은 지난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에서 이강인이 MVP를 탔을 당시 맹활약했던 포지션이다. 그는 대회 전 경기 선발 출장해 7경기 2골 4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당시 함께 했던 엄원상(울산), 오세훈(시미즈) 등이 공격진에서 다시 뭉친다.
황 감독은 지난 3월, 이강인의 장점에 대해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데 장점이 있다. 또한 공격 지역에서 창의적 패스나 세트피스 등 장점이 많은 선수다."라며 긍정적인 평가했다.
하지만 황 감독은 이날 명단을 발표하면서 우리가 수비는 좀 조직적으로 해야 하는데 공격만 하고 수비만 하는 반쪽짜리 선수가 되어선 안 된다. 그런 부분들을 선수와 소통, 교감을 통해 잘 맞춰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강인이 지적받았던 점 중 하나가 수비력이다. 발렌시아 시절 아쉬운 수비력과 갑자기 튀어나오는 거친 파울로 퇴장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마요르카 이적 후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수비 가담 시간을 늘리고 있다. 카드 관리는 여전히 되지 않지만, 수비력 향상만큼은 꾸준히 노력하며 결과를 내고 있다.
이강인이 황선홍 감독과 함께 하는 첫 연령별 대표팀에서 감독의 요구사항을 얼마나 잘 반영해 경기장에서 보여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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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