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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원톱' 이정은 "모든 신에 느껴진 무게…숨 쉴 틈 없더라"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2.05.16 14:50 / 기사수정 2022.05.24 14:15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이정은이 '오마주'를 통해 영화 첫 원톱 주연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이정은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오마주'(감독 신수원)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오마주'는 한국 1세대 여성영화감독의 작품 필름을 복원하게 된 중년 여성감독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시네마 여행을 통해 1962년과 2022년을 잇는 아트판타지버스터로 일상과 환상을 오가는 위트 있고 판타스틱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중년의 여성감독이 '여판사'를 복원하는 액자식 구성과 시간여행이 흥미를 자아내는 '오마주'는 한국 영화 역사상 두 번째 여성감독인 홍은원에 관한 이야기이며 한국의 모든 여성 영화감독에 대한 이야기다. 

이정은이 영화감독 지완 역을 연기했고, 이정은의 남편 상우 역에는 권해효가, 탕준상이 이정은과 권해효의 아들 보람 역으로 등장한다. 이주실과 김호정은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이날 이정은은 "이전에 부지영 감독님과 '여보세요'(2018)라는 38분짜리 단편영화에 주연으로 나온 적이 있다. 이번에 '오마주'를 하면서는 장편영화라는 생각을 못 하고 찍었다. (영화 첫 원톱이라는 것은) 요즘 조금 그 하중을 느끼는것 같다. 좋은 영향을 미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시나리오에 매력을 느꼈던 지점은 우리가 거리상으로 어떤 특정한 직업에 있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멋있음이 아니라, 굉장히 보편적인 제 나이 또래의 여성들이 가족들과 소통되지 못하는 어떤 점들이 있을텐데 그 보편성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한 것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으면 하고, 또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찾아봐주실까 하는 마음도 있다. 노력한 만큼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순리대로 가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오마주'의 예고편과 포스터 등이 공개된 후 이정은이 변신한 지완의 겉모습이 실제 신수원 감독과 똑닮아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저도 놀랐다"고 말하며 웃어 보인 이정은은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닌데, 의상 감독님이나 분장하시는 헤어, 메이크업 감독님이 아마도 그것을 염두에 두고 하신 것 아닌가 싶다"면서 "감독님의 고정관념이 없었고, 또 본인의 자전적인 얘기가 농도로 치면 20%정도 밖에 안 들어가 있기도 하다. 나이는 먹었지만 어떤 청춘의 상징, 꿈을 계속 꾸고 있는 그런 것 때문에 젊고 캐주얼하게 입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었고, 실제 많은 여성감독들이 그렇게 하고 있기에 동의를 했는데, 나중에 모습이 똑같아져서 감독님이 자신의 안경을 빌려주시기도 했다. 감독님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실제 영화를 촬영하며 여성 영화감독, 또 여성 영화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는 이정은은 "그동안은 많은 여성 영화감독님들이 어떻게 활동했는지를 잘 몰랐는데, 아이를 들쳐 업고서라도 영화를 찍고 싶어하는 마음이 뭘까 싶더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어 "극 중에서 지완도 세 번째 영화에 대해 고민하지 않나. 사실 집안일에 묶여 있으면 그렇게 할 엄두가 안 날텐데, 얼마나 좋아하고 거기에 모든 것을 걸었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싶었다"고 차분하게 말을 전했다. 

영화에서의 첫 원톱 주연인 만큼, 총 22회차로 촬영한 이번 영화에서는 모든 신에 얼굴을 비추며 주연의 무게를 온전히 체감하기도 했다.

"숨 쉴 틈이 없더라"고 웃으며 기억을 떠올린 이정은은 "제가 이전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김태리 씨와 같이 연기를 하지 않았나. 그 때 보면 (김)태리 씨가 3박 4일 촬영을 하면서 밤을 새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괜찮아'라고 위로하기도 했는데, 제가 경험을 해보니 주인공들은 정말 더 바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들의 건강 상태가 걱정됐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사전촬영 드라마 때도 '여유가 있는 게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꼈는데, 그래도 무언가에 몰두해서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기뻤다"고 설명했다.

이정은은 '오마주'를 통해 스스로도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전하며 "배우로서 연기를 할 때 그 전체 신을 배우가 책임져야 하지 않나. 제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1초, 1분 충실했던 순간들이 모여서 30분이 되는 것이라고 본다. 저 스스로도 매일이 고비라고 생각하는 때가 있는데, '가보자'는 말을 속으로 외치면서 다짐하곤 한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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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마주'를 통해서 연기에 조금 더 욕심을 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평소에는 조금 쭈뼛거리는 부분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모습을 좀 걷어내고 더 당당해도 되겠다 싶더라. 후배들에게도 '시도해봐'라고 말하고, 또 '하고 싶은 것을 해'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말을 이었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정은은 "가장 좋을 때가 불안함도 같이 오는 것 같다. 예전에는 현장에서 제 나이 또래로 치면 선배님들을 많이 뵙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 모습을 볼 기회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선배가 된 책임감과 무게감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도 덧붙였다.

이정은은 제20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최고상인 심사위원상을 비롯해 제69회 호주 시드니영화제, 제18회 영국글래스고영화제, 제34회 도쿄국제영화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많은 관객들을 먼저 만나오고 있는 '오마주'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전하며 "대단한 영웅은 나오지 않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 나오니 보편적인 정서를 같이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의 영화 역사 속의 시간 여행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극장에 대한 그리움이 있으셨지 않나. 오셔서 편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작품을 향한 관심을 당부했다.

'오마주'는 26일 개봉한다.

사진 = 준필름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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