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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헤어진 자매"…'오마주' 신수원 감독, 이정은 영화 주연작 만남 [종합]

기사입력 2022.05.12 16:40 / 기사수정 2022.05.12 22:44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이정은이 신수원 감독의 신작 '오마주'를 통해 영화를 홀로 이끌어가는 첫 주연으로 개성 있는 모습을 선보인다.

12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오마주'(감독 신수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신수원 감독과 배우 이정은이 참석했다.

'오마주'는 한국 1세대 여성영화감독의 작품 필름을 복원하게 된 중년 여성감독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시네마 여행을 통해 1962년과 2022년을 잇는 아트판타지버스터로 일상과 환상을 오가는 위트 있고 판타스틱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중년의 여성감독이 '여판사'를 복원하는 액자식 구성과 시간여행이 흥미를 자아내는 '오마주'는 한국 영화 역사상 두 번째 여성감독인 홍은원에 관한 이야기이며 한국의 모든 여성 영화감독에 대한 이야기다. 이정은과 함께 이정은의 남편 역으로 권해효가, 탕준상이 이정은과 권해효의 아들로 등장한다. 이주실과 김호정은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탠다.

신수원 감독은 한국의 두 번째 여성감독인 홍은원 감독이 만든 영화 ‘여판사’를 소재로, 우리가 모르는 여성감독들이 존재했다는 것 자체에 대해 모험적으로 살아온 이들의 기운을 영화 속에 담았다. 


신수원 감독은 "2011년에 '여자만세'라는 방송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는데, 그 때 취재를 하면서 1950~60년대 활동했던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님들이 있었다는 소식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오마주'를 만들게 된 계기를 전했다.

여성 영화감독 지완 역을 연기한 이정은은 "영화에서 홀로 주연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주연의 무게를 느끼고 있다"고 웃으면서 "저도 1세대 여성영화인들이 있었는지 잘 몰랐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영화에 대한 불타는 열정으로 영화를 할 수 있었다는 자체가 불가능에서 가능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놀라웠다"고 촬영하며 느꼈던 남다른 마음을 전했다.

또 "맨 처음에는 감독님이 자전적인 이야기인가 그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 구체적인 가정사가 나왔기 때문이다"라고 웃으며 "상상력을 많이 발휘하셨던 부분이 있어서, 20% 정도 개인적인 얘기가 들어가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예전에 연극을 했었기 때문에, 감독님과 동일시되는 생각들이 많았다. 역할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스태프들이 많은 조언을 해줬고, 그래서 영화 속에서 신수원 감독님의 도플갱어 같은 모습으로 있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여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오마주'를 함께 하며 끈끈해진 정을 자랑한 두 사람은 비슷해보이는 외양으로도 촬영 당시 많이 주목을 받았다며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이정은은 "저도 예전에 연극을 했었기 때문에, 감독님과 동일시되는 생각들이 많았다. 역할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스태프들이 많은 조언을 해줬고, 그래서 영화 속에서 신수원 감독님의 도플갱어 같은 모습으로 있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얘기했다.


이를 듣고 있던 신수원 감독은 "저희는 전생에 헤어진 자매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넉살을 부렸고, 이정은은 "현장에서 사복을 입었을 때 감독님과 거의 비슷할 때가많았다. 동일시하게 되더라"고 말하며 본인이 보기에도 비슷했던 겉모습을 함께 얘기했다.

'오마주' 이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깊이 있게 선보여왔던 신수원 감독은 한층 밝아진 '오마주'의 분위기를 언급하는 말에 "이제 제가 나이를 먹은 것 같습니다"라고 미소를 보이며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제 첫 작품인 '레인보우'에 가까운 영화다. '레인보우'를 좋아했던 분들이 자꾸 심각하고 어두운 영화를 만드냐고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앞으로도 염세적인 영화를 찍을 것 같다. 저는 원래 어둠의 세계에 있는 사람이다"라고 웃으면서 "이정은 씨와 즐겁게 작업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정은은 "극장에서 뵐 수 있어서 너무나 좋다. 저도 극장 한 구석에 앉아서 늘 영화에 대한 큰 꿈을 키워가던 사람인데 사회적인 분위기가 좋아져서 이렇게 극장에서 뵐 수 있게 된 기회가 주어져서 큰 의미가 있다. 대단한 인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일상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지나간 영화인들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수원 감독도 "지금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한 때 정말 남성의 중심이었던 영화계에서, 칼이 없이 버티면서 살았던 용감한 여성감독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마지막에 극장에 나오는 그림자들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석처럼 빛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마주'를 보면서 내 주변에 있는 그림자같았던 나에게 소중했던 사람들을 생각해보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오마주'는 제20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최고상인 심사위원상을 비롯해 제69회 호주 시드니영화제, 제18회 영국글래스고영화제, 제34회 도쿄국제영화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많은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오마주'는 26일 개봉한다.

사진 = 트윈플러스파트너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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