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정규시즌 개막 후 첫 한 달을 보낸 5위 LG 트윈스의 가장 큰 고민은 타격이다.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가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고 다른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도 썩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리드오프로 기대를 모았던 중견수 박해민의 페이스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서 총액 60억 원을 투자해 LG 유니폼을 입혔지만 현재까지 성적은 28경기 타율 0.178(107타수 19안타) 4타점 6도루 출루율 0.290에 불과하다.
2루수 서건창의 부진도 심각하다. 26경기 타율 0.200(85타수 17안타) 1홈런 7타점 4도루 OPS 0.524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7월 LG가 트레이드로 서건창을 영입했을 때 기대했던 공격력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5일 두산 베어스와의 어린이날 시리즈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1번타자로 선발출전한 박해민은 1회말 내야 안타 출루 후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지만 이후 3회, 5회, 7회, 9회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9번타자로 나선 서건창 역시 안타 하나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승부가 이미 기운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야 1루를 밟았다. 4회말 2사 1루, 7회말 1사 1루에서 각각 외야 뜬공, 내야 땅볼에 그쳐 찬스를 상위 타선에 연결하지 못했다.
스트라이크 존 확대 영향으로 타자들이 예년보다 크게 고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두 선수의 성적은 리그 평균 타율(0.245)과도 차이가 크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주전 중견수였던 박해민, KBO 최초이자 현재까지도 유일한 단일 시즌 200 안타의 주인공으로 남아 있는 서건창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첫 한 달 성적은 매우 실망스럽다.
문제는 박해민과 서건창을 대체할 수 있는 야수 자원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두 사람이 반등에 성공해 제 몫을 해주는 것 빼고는 뾰족한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류지현 LG 감독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여러 가지 라인업을 조합해 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1번 박해민, 9번 서건창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류 감독은 "박해민을 영입할 때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 스코어링 포지션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능력이었다"라며 "출루에 강점이 있는 홍창기를 1번에 그대로 배치했을 때 2번을 지나 중심타선까지 연결되는 부분이 약했다. 라인업 구성에 답은 없지만 박해민의 장점이 (1번 타순에서) 더 발휘됐을 때 득점력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박해민의 슬럼프 탈출을 고대하고 있다.
서건창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지켜보고 있다. 컨디션이 떨어져 있는 건 사실이고 어떻게 경기력을 더 낼 수 있느냐를 두고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해민, 서건창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LG의 순위 다툼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초반이기는 하지만 시즌 15승 14패로 5할 승률도 위태롭다. 선두 SSG와는 6.5경기 차로 벌어졌고 6위 kt에 1.5경기, 7위 삼성에 2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두 선수의 반등 없이는 LG의 상위권 도약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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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