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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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부담감에 짓눌렸던 우승포수, 빗맞은 안타가 혈 뚫어줬다

기사입력 2022.05.06 07:00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주전으로 자리 잡은 뒤 가장 지독했던 슬럼프는 행운의 안타로 탈출구가 만들어졌다.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은 어린이날 2만 4000명의 관중 앞에서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채비를 마쳤다.

박세혁은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전에 8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9-5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 후 첫 한 경기 3안타를 몰아치며 모처럼 활짝 웃었다.

박세혁은 경기 후 "오늘은 더 설명할 것도 없이 진짜 기분 좋다. 그동안 잘 맞은 타구가 상대 호수비, 시프트에 걸리면서 생각이 많아졌다"며 "감독님께서 편하게 해주시려고 내가 더 떨어질 곳이 없다고 농담도 해주셨는데 첫 타석부터 운 좋게 빗맞은 안타가 나오면서 뭔가 기분이 달라지더라. 동료들이 빗맞은 안타 하나만 나오면 잘 풀릴 거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박세혁은 최근 5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타격감이 바닥까지 떨어져 있었다. 시즌 타율은 0.118까지 곤두박질쳤고 타석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지 못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박세혁이 페이스는 나쁘지 않은데 잘 맞은 타구가 야수정면으로 가서 잡히니까 심리적으로 쫓기는 게 없지 않다"며 안방마님의 부진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어린이날 경기만큼은 달랐다. 첫 타석부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두산이 3-0으로 앞선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1루 베이스를 밟았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지는 않았지만 타구가 묘하게 야수들이 잡을 수 없는 곳으로 향했고 안타로 연결됐다.

박세혁은 이후 4회초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 5회초 2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로 펄펄 날았다. 빗맞은 안타 하나가 박세혁을 짓누르던 부감과 압박을 단번에 날려주고 막혔던 혈을 뚫어줬다. 

박세혁은 올 시즌을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준비했다. 2012년 프로 데뷔 후 10년 만에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겨우내 누구보다 열심히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지나치게 FA를 의식한 게 독이 됐다. 스스로 초반 부진 원인을 "성적을 너무 많이 의식하면서 조급해졌던 게 문제였다"고 말할 정도로 부담감, 압박감 때문에 마음고생을 했다.

박세혁은 다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입장이다. 팀이 아직 116 경기를 더 치러야 하고 자신 역시 400 타석 이상 기회가 남아있다. 개막 첫 한달의 부진을 남은 시즌 동안 씻어낼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세혁은 "지금도 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팀원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나도 노력하고 있다"며 "노력하는 자에게 복이 온다는 말 하나만 되새기면서 매 경기 잘 준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나도 사람인지라 FA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 중압감은 내가 안고 시즌을 치러야 한다"며 "앞으로 팀 승리에 기여하고 오늘처럼 타격에서 잘 치면 팀과 나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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