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NC 다이노스의 ‘믿을맨’ 김시훈이 선발 시험대에 오른다.
김시훈은 오는 28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출격할 예정이다. 기존 선발 신민혁이 부진으로 말소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겼고, 이동욱 감독은 필승조였던 김시훈을 빈 자리에 투입하며 그의 선발 전환을 예고했다.
이동욱 감독은 “김시훈이 지난 22일 KT전에서 3이닝 정도 던졌는데 잘 던지더라. 이미 예전부터 선발 연습을 해오고 있던 선수고, 마운드 위에서 자기 공을 믿고 던지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라며 김시훈의 선발 전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다음 경기(28일 두산전)에서 80구 정도를 던지게 할 계획인데, 선발로서 경기 운영하는 방법을 보면서 지켜보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시훈은 올 시즌 9경기에 나와 1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며 팀의 필승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11⅓이닝을 던지면서 삼진 11개를 잡아냈고,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 1.15, 피안타율도 0.154밖에 안 될 정도로 탄탄한 투구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올해가 김시훈의 ‘데뷔 시즌’이라는 점. 2018년 마산고를 졸업한 김시훈은 1차 지명선수로 NC 유니폼을 입었지만, 군 복무 등의 이유로 4시즌 동안 한 번도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2021년 프로 5년차에 드디어 두각을 드러내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우뚝 섰다.
필승조 불펜 투수의 선발 전환, 하지만 이동욱 감독은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카드였다”라고 이야기했다. 2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김시훈은 김태경과 함께 시즌 전부터 선발 준비를 해오던 선수들이었다. 5선발 체제가 되면서 불펜으로 빠졌는데 지난 가을부터 준비하고 있던 카드라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갑자기 아무 준비 없이 올리진 않는다”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다만 김시훈이 빠지면서 필승조 한 자리에 구멍이 생겼다. 하지만 이동욱 감독은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선발이 앞에서 빨리 무너지면 필승조는 나갈 수 없다. 선발이 이닝을 길게 갈 수 없는 상황인데 필승조만을 생각할 순 없다”라면서 “지금은 심창민, 하준영이 올라와 불펜에 여유가 조금 생겼다. 이런 고민이 있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NC는 필승조에서 선발로 안착한 좋은 사례를 하나 보유하고 있다. 바로 2020년의 송명기다. 송명기는 2020시즌 후반기 선발 11경기에 나와 7승 3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을 이끈 바 있다. 김시훈도 송명기의 사례를 따라가면 얼마나 좋을까. 이에 이동욱 감독은 “(그렇게 되도록) 기도해보겠습니다”라고 웃은 뒤, 지금 김시훈의 마운드 위 모습과 구위를 본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김시훈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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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