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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빡빡한 일정...하이브리드 잔디 시험 기간 다가온다

기사입력 2022.04.18 17:00 / 기사수정 2022.04.18 16:11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국내 첫 도입된 하이브리드 잔디는 일단 합격점을 받은 듯하지만, 하이브리드 잔디의 범용성을 결정할 포인트는 다가올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버티는지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함께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컨설팅을 진행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프로축구연맹과 파트너쉽을 통해 K리그1 12개 구단과 K리그2 11개 구단 홈 경기장의 잔디 관리 컨설팅을 올해 3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자사 잔디환경연구소의 골프장 잔디 관리 기술을 활용해 K리그 경기장 잔디와 토양을 진단하고 최고의 잔디 상태가 유지되도록 생육 환경과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는 1993년 국내 최초로 설립됐다. 이곳은 잔디 전문 연구기관으로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안양CC, 가평 베네스트GC 등의 명품 코스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안양중지, 그린에버 등 신품종 잔디와 잔디병 진단 및 방제 미생물 등을 개발해왔다.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는 3월부터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시작으로 K리그 23개 구단 홈 경기장 잔디 진단에 돌입했다. 

이날 삼성물산은 FC서울의 홈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점검하며 서울월드컵경기장 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공단이 도입한 하이브리드 잔디의 생착 상태를 확인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경우 이번 시즌부터 인조잔디와 천연잔디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잔디를 도입해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잔디 95%에 인조잔디 파일 5%가 함유된 잔디로 천연잔디 사이에 인조잔디가 자리하여 천연잔디의 결속력을 높이고 선수들의 스파이크 등에 대한 잔디 패임 현상을 줄여주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용민 서울시설공단 조경팀 팀장은 "하이브리드 잔디는 일반 잔디와 차별성이 있다. 천연잔디는 모래를 기반으로 식재층에 잔디가 식재되지만, 하이브리드 잔디는 인조파일 매트 아래 층을 형성하고 잔디를 길러낸다. 천연잔디보다 인조잔디가 강한 결속력을 가진다. 선수들이 급격한 방향 전환이나 제동할 때 잘 버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잔디에 비해 상처가 적다. 선수들도 천연잔디보다 하이브리드 잔디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고 판단해 선택하게 됐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잔디에서 열린 첫 K리그1 경기는 지난 3월 19일 열린 FC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6라운드 경기다. 서울은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 하이브리드 잔디 공사가 진행돼 잠시 홈구장을 잠실올림픽주경기장으로 옮겼다. 그 이후 서울은 개막 후 5경기를 모두 원정으로 치른 뒤 하이브리드 잔디에서 첫 경기를 치렀다.

미끄러웠지만, 선수들의 경기력은 온전히 잘 나왔다. 제주전은 선수단의 코로나19 문제로 선수단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해 어린 선수들 위주로 구성했고 벤치에도 안익수 감독 대신 김진규 코치가 대행으로 팀을 이끌어 아쉬운 1-2 패배를 당했다. 그 이후 치러진 홈 두 경기에선 서울 특유의 패스 플레이를 통한 빠른 공격 축구가 잘 이뤄져 1승 1무를 기록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역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하이브리드 잔디를 경험했다. 지난 3월 24일 열린 이란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으로 승리했다. 벤투호가 구사하는 후방에서부터 볼 점유를 통한 빠른 공격 축구가 잘 이뤄졌다.

점차 하이브리드 잔디의 사용 빈도를 늘려가고 있는 단계에서 날씨가 풀리고 있고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여름이 다가온다. 고온에 약한 '켄터키 블루그라스'의 을 보완해 하이브리드 잔디를 활용한 만큼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 역시 하이브리드 잔디가 국내에 활용될 가치가 있는지 여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덕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장은 "작년 9월에 공사 마무리 조언 드렸지만 경기 일정 때문에 늦게 진행했다.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뿌리가 많이 내려왔고 잘 정착됐다. 시설공단 쪽에서 노력하시지만 새 잔디이기 때문에 새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 기존 방법으로는 관리가 어렵다. 새로운 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저희도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려고 한다. 올해 여름까지 봐야 이 잔디가 전체적으로 도입이 가능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올해가 첫 해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서울시설공단도 하이브리드 잔디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하이브리드 잔디 조성 비용이 천연잔디보다 많다. 관리도 천연잔디의 경우 대형 장비를 넣어 잔디를 깎는 등 관리를 했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예민한 관리를 위해 인력이 잔디를 깎으려고 한다. 특히 여름에 잔디깎이 장비를 투입하면 잔디가 크게 상할 수 있다. 인건비가 늘겠지만, 천연잔디보다 2~3배 많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기존 장비에 더불어 하이브리드 전용 장비를 구입해 관리하려고 한다. 좀 더 사람의 힘이 들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한여름인 7, 8월엔 리그 경기만 다섯 경기, 여기에 팀 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의 토트넘 친선경기까지 잡혀있어 여섯 경기가 진행된다. 무덥고 습한 날씨에 더불어 빡빡한 일정이 겹친 가운데 하이브리드 잔디가 어떻게 기능을 할지 기대된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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