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한유철 인턴기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력한 감독 후보였다. 그러나 바라는 게 너무 많았다.
영국 언론 익스프레스는 15일(한국시간) "맨유가 포체티노가 아닌 에릭 텐 하그를 결정한 이유가 있다. 그는 바라는 게 너무 많았다. 포체티노는 맨유 수뇌부와의 면접에서 스쿼드 개선을 위해 얼마를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반면, 텐 하그는 많은 돈이 없어도 스쿼드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현대 축구에서 성적을 얻기 위해선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첼시, 맨체스터 시티, 파리 생제르망은 부자 구단주의 자본력에 힘입어 현대 축구를 상징하는 클럽으로 성장했다.
맨유 또한 10년 전, 알렉스 퍼거슨이 은퇴한 이후 명가 재건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자했다. 이것이 트라우마로 작용했다. 맨유는 매 시즌 굵직한 영입들을 해냈지만 성적으로 돌아오진 않았다. 다른 클럽들이 자본을 더해 리그와 빅이어를 드는 것을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계속된 투자에도 미흡한 성적. 맨유 수뇌부들은 돈을 쏟는 것만이 곧 답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이를 포체티노에게도 느꼈다.
이번 시즌 파리 생제르망은 '초호화 군단'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엄청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부터 시작해 네이마르, 음바페, 세르히오 라모스, 아슈라프 하키미 등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는 선수들이 모두 모였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에선 레알 마드리드에 패해 16강에서 탈락했다. 빅이어를 노렸던 그들의 도전은 너무나 허망하게 무너졌다. 챔피언스리그 탈락 후, 포체티노의 지도력을 향한 의문도 나왔다. 엄청난 투자를 했지만, 포체티노가 2년 동안 따낸 트로피는 한 개 뿐이다.
이 점이 포체티노가 아닌 텐 하그가 선택된 이유이다. 맨유도 충분히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일 것이다. 맨유는 이미 퍼거슨이 은퇴를 발표한 이후부터 포체티노에게 수 차례 접근했다.
처음은 2013년이었다. 퍼거슨의 후임을 찾고 있던 맨유는 당시 사우스햄튼을 지휘했던 포체티노를 후보군에 포함시켰지만, 포체티노가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대신 데이비드 모예스를 선임했다.
모예스가 성적 부진으로 10개월 만에 경질되자 맨유는 다시 한 번 포체티노에게 접근했다. 그러나 여전히 포체티노는 경험이 부족했고 그 대신 루이 판 할을 선임했다.
이후에도 포체티노는 맨유가 새로운 감독을 찾을 때마다 최우선 고려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맨유는 항상 포체티노를 고려하기만 하고 선임하진 않았다. 이번에도 결국 포체티노는 맨유의 지휘봉을 잡는 데 실패했다.
'고려'만 하는 것에 맨유와 포체티노 모두 이젠 지쳤을 것이다. 맨유 수뇌부들은 텐 하그가 명가 재건에 성공하기를 바람과 동시에 포체티노가 또 한 번 고려대상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사진=AP/연합뉴스
한유철 기자 iyulje9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