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한유철 인턴기자) 누구보다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그러나 현재 누구보다 초라한 존재가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새로운 감독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다. 주인공은 에릭 텐 하그. BBC, ESPN 등 다수 매체들은 텐 하그의 맨유행을 기정사실화했으며 시간문제에 불과하다고 표현했다. 스카이스포츠 또한 계약 기간 3년에 1년 연장 옵션이라는 구체적인 조건까지 내보이며 텐 하그의 맨유행을 다뤘다.
텐 하그는 이미 세계적으로 지도력을 증명한 감독이다. 현재 아약스를 이끌고 에레디비지에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에서 벤피카에 탈락하긴 했지만, 조별예선에서 6전 전승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2018/19시즌엔 마티야스 더 리흐트, 프렝키 더 용 등 지금은 세계 축구의 축으로 자리잡은 선수들과 함께 '챔스 4강 신화'를 달성하기도 했다.
텐 하그의 합류 소식에 현지 매체들은 예상 라인업을 작성하면서 새롭게 합류할 선수나 팀에서 빠져나갈 선수를 유추하기도 했다. 방출 후보는 제시 린가드나 후안 마타 등 현재 팀 내에서 입지를 잃은 선수들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영국 언론 데일리 스타는 의외의 인물을 방출 후보로 선정했다.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이다. 호날두는 명실상부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이다. 리오넬 메시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고, 역대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호날두는 친정팀 맨유로 12년 만에 금의환향했다. 호날두의 합류 소식에 맨유 서포터들과 관계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알렉스 퍼거슨 이후 침체된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했다. 라파엘 바란과 제이든 산초 등 굵직한 영입생들의 합류도 기대감을 더욱 드높였다.
현재 호날두는 18골 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전성기 때보다 득점력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팀 내 득점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러나 호날두는 칭찬보다 비판을 더욱 많이 받고 있다. 경기력 자체보다는 팀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 때문이었다.
맨유는 지난 겨울 1월 팀 내 분열이 발생했다는 구설수에 올랐다. 그 주인공은 호날두였다. 다수의 매체에 따르면, 호날두를 중심으로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 사이에 파벌이 형성됐다고 밝혀졌다.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9일(한국시간) 호날두는 에버튼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이후 라커룸으로 향하던 중 자신을 찍고 있는 어린 에버튼 서포터의 손을 내리쳤다.
소년의 나이는 만 14세에 불과했고, 그의 어머니에 따르면, 소년은 호날두의 행동으로 인해 손등에 멍이 들었고 핸드폰 액정이 깨졌다. 그러나 가장 상처를 받은 것은 마음이었다. 소년의 어머니는 "나도 충격을 받고 울었는데, 아들은 어땠을지 상상이 안 간다"라고 말하며 서러운 감정을 표했다.
왕의 귀환으로 리그의 주인공이 되고자 했던 호날두는 불과 1년 만에 이미지가 추락했다.
경기력 저하와 팀 리빌딩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경기 외적인 논란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매체는 텐 하그가 호날두의 대체자로 벤피카의 다르윈 누녜즈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녜즈는 이번 시즌 떠오르는 자원으로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멀티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사진=PA/연합뉴스
한유철 기자 iyulje9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