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박윤서 기자) LG 트윈스 주장 오지환(32)의 촘촘한 그물망 수비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오지환은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 시리즈 2차전에 6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2일 개막전에서 4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한 오지환은 이날도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물러나며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타격이 아닌 수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7회말 2사에서 오지환은 나성범이 절묘하게 밀어친 강습 타구를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로 처리하며 이닝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이를 바라본 나성범은 표정에서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시프트 상황에서 3루에 위치한 것이 효과를 봤다.
오지환의 하이라이트 필름은 다음 이닝에서도 연출됐다. 8회말 선두타자 최형우가 좌완 김대유를 상대로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질 듯한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오지환을 뚫지 못했다. 오지환은 타구를 향해 달려가며 끝까지 공을 바라봤고 몸을 날려 잡아냈다. 오지환의 엄청난 수비 집중력이 광주의 온도를 차갑게 만들었다.
LG의 호수비 퍼레이드는 마지막 이닝까지 이어졌다. '수비 장인' 박해민이 명품 수비를 선보였다. 9회말 1사 1루에서 김선빈의 다소 짧은 타구를 중견수 박해민이 전진하여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박해민의 수비가 다시 한번 위력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만약 김선빈의 타구가 안타가 됐다면 1사 1, 2루 위기를 맞았고, 후속타자 나성범이 2루타를 날렸기 때문에 LG의 승리를 결코 장담할 수 없었다. 귀중한 수비 하나가 팀 전체를 살린 셈이다.
경기 후 류지현 LG 감독은 "경기에서 오지환의 두 차례 호수비와 박해민의 9회 호수비가 결정적이었고 우리 불펜진이 5⅓이닝을 실점없이 완벽하게 마무리 지으며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라며 수비를 승리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올 시즌 LG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개막 시리즈에서 베일을 벗은 LG는 공수주가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연승을 달성했다. 그 중에서도 오지환, 박해민이 진두지휘한 철벽 수비는 단연 으뜸이었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