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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좋은 개살구' 박성화호, 체력부담은 면죄부가 아니다

기사입력 2007.09.14 22:57 / 기사수정 2007.09.14 22:57

김범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범근 기자] '3연승 거둔 올림픽호, 문제점은 없었나?'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008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전반 9분 김승용의 헤딩골로 1-0으로 신승했다. 3연승을 거둔 박성화호는 E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베이징 올림픽 본선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이기기는 이겼지만 뭔가 개운치 않은 승리였다. 대표팀의 문제점 가운데 나아진 게 보이지 않기 때문. 17시간의 바레인 원정의 체력 및 시차 부담을 부진의 탓으로 돌리기엔 부족한 대목이다.

지난 3경기에서 올림픽호는 갑작스런 감독의 사임과 선임과정의 홍역 속에서도 2007 캐나다 U-20 월드컵 대표팀 출신 선수들의 합류를 통한 주전경쟁과 성공적인 미드필드 구성 변화로 상승 곡선을 타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 3경기를 통해서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알 수 있었다.

'특색 없던' 공격전술

박성화 감독은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오가는 선수들로 하여금 공격진을 구성했다. 이는 몇몇 특정 포지션에 다재다능한 선수들의 조합으로 유기적인 공격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이다. 최전방 공격수 신영록을 중심으로 이근호와 이상호를 좌우 측 윙 포워드로, 그리고 김승용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시종 대표팀이 보인 공격은 여전히 측면 크로스에 이은 헤딩 공격이 대부분이었다. 비록 전반 9분 김승용이 헤딩으로 득점에는 성공했지만 각기 자신만의 개성을 발휘하진 못했다는 것.

전술이 선수들의 능력을 살리지 못했다. 기대를 모은 이근호는 우즈베키스탄 전 때처럼 안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에 소홀했다. 비록 측면에서의 활발한 직선 움직임이 있었기에 선제골이 터졌지만, 자신의 장기를 맘껏 발휘하지 못해 더 많은 골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이 아쉬운 대목. 또, 수비에 깊숙이 치중하는 나머지 역습을 살리지 못한 것도 다음 경기를 위해 보완할 점으로 지적된다.

전반 각각 윙 포워드와 처진 스트라이커로 배치된 이상호와 김승용도 마찬가지. 두 선수는 서로 장점을 살리기는커녕 무난한 플레이에 만족해야만 했다. 김승용은 자신의 장기인 중앙에서 측면으로 벌리는 움직임이 부족했고, 이상호는 우즈베키스탄전 때처럼 경기 템포를 빠르게 살리는 데 실패했다. 이는 현재 대표팀의 공격이 완성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선수들의 개성을 확실하게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핌 베어벡 감독이 부임하던 시절의 안정된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포백 신봉자'의 수비진, 허점 드러내

대표팀의 수비진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지만 조직력이 칭찬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에 가담한 사이 공간을 다른 선수들이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고, 공수간격을 줄이지 못해 되레 역습을 허용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출전한 김창수는 시리아전 직후 믹스트 존에서의 인터뷰에서, "공격이 최고의 수비"라고 말했을 정도로 현대 축구에서 측면수비수의 공격력은 공격축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수비에 대한 대비 없는 공격가담은 위기를 불러올 뿐이다. 김창수는 전반 27분과 30분에 시리아의 와옐라 아얀에게 공간을 허용하며 실점으로 이어질 뻔한 상황을 허용했다. 김창수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한 다른 선수들의 커버플레이 또한 부족했다.

한편, 불안정한 수비라인으로 인해 공수 간격 늘어나 상대의 역습을 쉽사리 허용했다. 실력 면에서 한 수 아래인 팀을 상대로 역습을 허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자신과 상대에 대한 확실한 플레이가 없었다는 것. 베어벡 감독 재임 시절을 돌아봤을 때, 그 시절의 답답하지만 안정된 1-0 승리와 지금 현재 박성화 감독의 불안한 1-0 승리 중 어떤 모습이 더 나은 것인지 모르겠다.

박성화호는 이러한 문제점을 남기며 3연승으로 올림픽 최종예선의 전환점을 무사히 돌았다. 그러나 바레인 원정의 17시간 비행시간으로 인한 체력 및 부담이 있었지만 시리아전은 충분히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한 수 아래인 시리아와 실력 차가 남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승리를 거둔 박성화호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기 위해 휴식기간에 문제점은 없는지 찬찬히 짚어봐야 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남궁경상 기자]



김범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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