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부상과 코로나19는 벤투호의 3월 A매치에 치명타를 안겼다. 25명 명단 중 ⅓ 가까이 부상과 코로나19로 신음해 선수단 뎁스는 얇아질 대로 얇아졌고 결국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전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후반 9분 하립 압달라에게 결승골을 헌납했다.
이날 한국 선수들의 몸은 매우 무거웠다. 이전처럼 장거리 비행을 하고 경기를 준비했지만 얇아진 선수단 뎁스는 이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결국 부상과 코로나19가 골키퍼 포지션을 제외한 모든 주전 선수들의 로테이션 없는 선발 출장을 야기했다.
3월 A매치 명단 발표 당시 황인범(루빈카잔, 이동경(샬케04), 홍철(대구FC), 이용(전북현대)이 이미 부상으로 합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권경원의 경우 발탁했지만 컨디션을 지켜봐야 한다고 벤투 감독이 말하기도 했다.
발탁 이후엔 더욱 이탈이 잦았다. 이미 K리그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시작되고 있었다. 21일 소집일을 앞두고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이 이미 코로나19에 확진돼 있어 남태희(알 두하일)로 대체 발탁됐고 소집일이던 21일 김진규(전북현대)가 코로나19에 확진돼 고승범(김천상무)으로 대체 발탁됐다. 나상호(FC서울) 역시 코로나19 확진으로 조영욱으로 교체됐다. 이날 소집된 백승호(전북)는 곧바로 다음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소집 해제돼 원두재(울산현대)로 대체 발탁됐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은 빈 곳을 메우고 이란전을 치러 2-0 승리라는 결과를 얻었다. 문제는 장거리 원정을 앞두고 다시 선수 이탈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조규성(김천상무)이 이란전 이후 코로나19에 확진돼 이동준(헤르타 베를린)으로 대체됐다. 원두재는 어깨 부상을 당해 다시 소집해제됐다.
UAE로 이동한 이후에는 이번에 처음 발탁된 박민규(수원FC)마저 코로나19에 확진돼 현지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송민규도 UAE전을 바로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다.
벤투 감독은 "우린 베스트 일레븐을 낼 것이다. 승점 3점을 얻어야 한다. 이 경기에서 이겨야 A조 선두로 최종예선을 마칠 수 있다. 중요한 경기다."라며 UAE전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관건은 역시 회복이었다. 벤투 감독도 "모든 선수가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특히 화요일 오후에 한국에 도착해 48시간 만에 이란전을 치른 해외파 선수들이 다시 장거리 이동을 했다. 물론 모든 선수가 회복하는 데 어려움은 있다. 그러나 이전에도 이런 일정을 겪었고 똑같이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패스 실수가 이어졌고 경합 과정에서도 UAE 선수들에게 밀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심지어 UAE전 이후 고승범마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까지 대표팀은 14일 이후로 발탁한 3월 A매치 명단 기준 부상자 2명, 코로나19 확진자만 7명에 달한다. 대체발탁 인원수를 고려하더라도 사실상 대표팀 인원의 ⅓ 가량이 뛸 수없는 타격을 입었다. 발탁 전 부상자들(황인범, 이동경, 홍철, 이용)까지 포함하면 부상자 6명, 코로나19 확진자 7명으로 13명에 달하는 수치다.
코로나19 시대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전 세계 최다 신규 확진자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선 관리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방역 당국도 손을 놓고 일상 회복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특별할 조처를 할 순 없었다.
벤투호는 최종예선 무패, A조 1위, 역대 최고 승률이라는 많은 기록들을 눈 앞에 두고 UAE전 패배로 모두 잃고 말았다. 아쉬움을 삼킨 벤투호는 오는 4월 2일 진행되는 월드컵 본선 조추첨 결과에 따라 6월 A매치 부터 본선 준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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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