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윤승재 기자) “올해는 경쟁력이 생겼다.”
지난 17일 대구에서 만난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은 새 시즌 타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올 시즌 투수진에 대한 질문에 "타자보다 마운드가 더 걱정이다"라고 답한 류 감독은 “올해 야수진은 경쟁력이 생겼다. 지난해 우리 야수진 선수층이 두텁다고 했지만, 모두 유망주 수준이었다. 1군에서의 경쟁력은 아직이라고 봤는데, 올해는 그 선수들이 경쟁력이 생겼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러한 류 감독의 자신감은 시범경기 기간 동안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팀 타율 2위(0.295)에 팀 홈런 1위(9개), 팀 타점 3위(34점) 등 타격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상승세를 송찬의, 문성주 등 1군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시범경기 성적만 봤을 땐 “경쟁력이 생겼다”는 류 감독의 자신감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송찬의다. 현재 송찬의는 홈런 1위(5개), 타점 1위(9점), 장타율 1위(1.136), 타율 6위(0.364, 22타수 8안타) 등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시범경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22일 SSG전에선 메이저리그 통산 90승을 기록한 노바와 국내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인 김광현을 상대로 멀티홈런을 쏘아 올리며 존재감을 확실히 증명했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와 주루 활약도 나쁘지 않다. 시범경기 기간 동안 유격수는 물론 2루수와 1루수 등 여러 내야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실책 하나 없이 탄탄한 수비를 이어가고 있고, 루상에서도 도루는 없지만 적극적인 주루와 빠른 발로 득점을 주도하고 있다. 아직 KBO리그 1군 출전 경기가 한 경기도 없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1군 경쟁력을 증명하면서 새 시즌 데뷔 첫 엔트리 진입을 노리고 있다.
송찬의의 활약에 가려져 있지만 외야수 문성주 역시 발군의 타격 능력을 보이면서 지난 가을 준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이 반짝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문성주의 시범경기 성적은 7경기 타율 0.421(19타수 8안타), 2타점, 3득점. 21일과 22일엔 두 경기 연속 멀티안타를 때려냈고, 특히 22일엔 노바와 김광현을 상대로 안타를 쳐내며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내야수 문보경(타율 0.389)과 이영빈(0.333), 외야수 이재원(0.286) 등의 젊은 선수들도 시범경기 무대에서 탄탄한 활약을 이어가며 새 시즌 기대를 높이고 있다. 송찬의를 제외하고 모두 지난해 본격적으로 기회를 잡은 선수들로, 류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지난해 기회를 받으면서 한층 성장한 것 같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라며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반기고 있다.
비교적 탄탄한 야수진에 이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좁아 보인다. 하지만 긴 시즌을 이어가는 만큼 팀의 선수층이 탄탄해졌다는 점에선 LG로서 고무적인 일. 류 감독도 “야수 엔트리에서 뎁스가 두터워지고 화력이 좋아졌다. 시즌 운영할 때 옵션이 많아졌다”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빈약한 타선으로 고배를 마신 LG가 새 시즌 한층 성장한 어린 선수들의 활약과 두터워진 선수층을 바탕으로 오랜 숙원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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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