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3.17 08:50 / 기사수정 2011.03.17 08:50
삼성화재는 16일 저녁,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LIG손해보험을 제압하고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올 시즌 최하위까지 떨어진 삼성화재는 리그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정규리그 3위에 올랐다.
삼성화재가 올 시즌 고전했던 이유는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서브리시브 라인'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리시브의 달인' 석진욱(35)은 지난해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부상을 당해 올 시즌 출전이 무산됐다.
여오현-석진욱으로 이어지는 리시브 라인은 삼성화재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석진욱이 빠진 자리는 우려했던 대로 삼성화재의 '구멍'이 되고 말았다. 석진욱의 포지션을 대신하고 있는 김정훈(29)은 상대 서버들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LIG손해보험의 전략은 1세트에서 주효했다. 20점을 넘은 상황에서 LIG손보의 김상우 감독은 임동규을 기용해 박철우에게 목적타 서브를 넣도록 주문했다. 당황한 박철우는 서브에이스를 내줬고 박철우 대신 서브를 받으려고 이동한 김정훈은 범실을 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리시브가 무너진 삼성화재는 23-25로 첫 세트를 내줬다. 첫 세트에서 서브 공략을 당한 박철우는 심리적으로 흔들릴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연이은 블로킹 득점으로 자신감을 얻었고 공격에서도 불을 뿜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에서 박철우는 트리플크라운(두 자릿수 득점, 서브득점 3개 이상, 블로킹 3개 이상)을 달성했다. 18득점을 올렸고 블로킹 3개와 서브에이스 3개를 기록했다. 52.17%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한 박철우는 삼성화재의 '불안요소'를 잠재웠다.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은 "박철우와 주전 세터인 유광우가 잘해줘야 우리 팀의 잘 할 수 있다"고 일관적으로 밝혀왔다. '절대 공격수'인 가빈을 데리고 있는 삼성화재는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보조공격수가 절실히 필요했다.
삼성화재가 최하위로 추락할 때, 팀의 대부분 공격을 가빈이 책임질 경우가 많았다. 팀에서 가빈의 차지하는 공격점유율은 적어도 50%를 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3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여주는 선수가 존재하면 삼성화재의 화력은 더욱 막강해 진다.
박철우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5.6%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했다. 비록 경기는 이겼지만 중앙을 책임지는 고희진과 조승목의 속공이 적었던 점은 삼성화재에겐 아쉬운 부분이었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곧바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삼성화재는 올 시즌 '도전자'의 입장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고 있다. 챔피언결정전까지 가려면 무엇보다 가빈의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철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 진다. 서브리시브가 살아나고 가빈과 박철우의 좌우 날개 공격이 동시에 터지면 삼성화재의 전력은 한층 강해진다.
3전 2선승제에서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잡은 삼성화재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남겨둔 상황에서 삼성화재의 '불안요소'는 여전히 박철우이다.
1차전처럼 박철우가 '구멍'이 아닌 '수호천사'가 될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박철우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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