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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꼴찌로 시작했지만 최후의 승자되고 싶다"

기사입력 2011.03.16 08:29 / 기사수정 2011.03.16 08:2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1라운드에서 전패를 당할 때는 앞이 캄캄했습니다. 최하위로 이번 시즌을 마치지 않나하는 불안감도 있었죠. 하지만, 2라운드부터 앞만 보고 달려왔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어요. 어렵게 올라온 만큼, 반드시 승리해 챔프전에 진출하겠습니다"

올 시즌 여자배구도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분전한 토종선수 중 한명이 바로 한송이(27, 흥국생명)였다. 한송이는 352득점을 올리며 득점 순위 5위에 올랐다. 외국인 선수 4명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공격종합부분에서도 6위에 올랐고 오픈 공격 순위에서는 5위를 기록했다.

한송이의 진가는 비득점 부분에서 나타난다. 서브리시브 부분에서는 윤혜숙(28, 현대건설), 임명옥(25, 인삼공사)에 이어서 3위에 올랐다. 그리고 수비 부분에서도 4위에 오르면서 올 시즌 최고의 멀티플레이어에 등극했다.

김연경(23, JT마베라스)이 빠진 흥국생명의 '기둥'으로 자리 잡은 한송이는 팀의 궂은일부터 해결사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었다.

암흑과도 같았던 1라운드, 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송이는 지난해 11월에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곧바로 팀에 합류했다.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볼 여유도 없이 곧바로 정규리그를 시작했고 결과는 참담했다. 흥국생명은 1라운드 전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어려운 시기였지만 구단 사장님이 직접 저희 훈련장에 방문하셔서 격려해주셨습니다. 구단의 적극적인 관심에 선수들이 힘을 얻었고 해보자는 선수들의 의지도 생겼어요. 2라운드부터 동료들과의 호흡이 점점 맞아가기 시작했고 이기는 경기가 점점 많아졌습니다"

1라운드 부진의 원인으로 한송이는 "코트 안에서 벌어지는 콤비네이션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선수 구성을 놓고 볼 때, 현대건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흥국생명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팀 구성을 갖췄다.

수비와 서브리시브가 점점 살아나면서 기사회생한 흥국생명은 13승 11패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국내 최고의 세터인 김사니의 노련한 경기운영이 빛을 발휘했고 한송이도 공수주에서 고른 활약을 펼쳤다.

"현재 몸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배구를 하면서 아프지 않은 선수는 없죠. 특히, 우리 팀은 백업 선수층이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전 선수 7명 중, 그 누구도 다치지 말자고 다독였어요. 제가 체력적으로 강한 선수가 아닌데 구단에서 몸 관리를 잘해주셔서 이번 정규 시즌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맡은 역할은 '살림꾼'

한송이는 외국인 선수인 미아와 함께 흥국생명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팀의 리시브를 후배인 주예나(21)와 도맡고 있다. 리시브와 수비, 여기에 공격까지 책임지고 있는 한송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대표팀의 박삼용 감독님은 제가 해야 할 역할이 궂은일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대표팀은 물론, 소속 팀에서도 저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번 정규 시즌이 시작될 때, 새로운 공인구에 적응하는 점이 힘들었어요. 지금은 볼에 많이 적응됐습니다"

한송이는 "국내 선수들이 구사하는 서브는 결코 약하지 않다. 그러나 유럽 선수들이 때리는 서브를 받을 때는 한층 묵직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최상의 멤버들이 오랜만에 모인 대표 팀은 아시안게임에서 승승장구하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비록,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대표 선수들이 서로 호흡을 맞출 충분한 시간만 주어지면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내 평생에 중국을 이길 날이 올까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완파한 일이 현실로 이루어졌죠. 그 때는 코트에서 뛴 모든 선수들이 전부 잘해주었습니다"

이제 20대 후반으로 접어든 한송이는 대표팀에서 이루고 싶은 한 가지 목표가 있다. 바로 일본 1진 선수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한송이는 일본을 꺾는 장소가 기왕이면 적지인 도쿄 요요기국립체육관이면 더욱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도쿄 요요기국립체육관에서 경기를 하면 1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들어옵니다.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일본 팀에 패한 적이 많았죠. 기왕이면 만 명이 넘는 홈팬들 앞에서 일본에 패배를 안겨주는 것이 국가대표로서의 최종 목표입니다. 이 꿈을 이루지 못한다면 가슴 속에 한이 남을 것 같아요"



3승 3패의 막상막하의 전적. 철저하게 준비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고 싶다

흥국생명은 오는 19일, 성남종합체육관에서 도로공사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정규리그에서 양 팀의 상대전적은 3승 3패였다. 어느 팀이 우위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도로공사와의 경기는 그날 컨디션과 이기고자하는 마음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도로공사의 장점은 강력한 서브와 끈끈한 조직력이다. 한송이는 "리시브 연습에 더욱 집중하고 상대가 강서브를 넣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일본리그는 지진 피해로 인해 잔여 경기가 모두 취소된 상태다. JT마베라스에 임대된 상태인 김연경은 소속팀인 흥국생명에 복귀할 수 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최대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김연경의 복귀 문제에 모든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연경이는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배구에서는 제가 배울 점이 많은 선수입니다. 공격은 물론, 리시브와 수비가 모두 뛰어난 선수죠. 그리고 볼을 다루는 센스도 대단해요. 함께 코트에서 뛰면 좋은 자극을 주는 동료입니다"

한송이는 건강만 허락한다면 되도록 오랫동안 선수로 뛰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호기심이 많아 다른 영역에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여전히 배구가 좋고 즐겁다"고 밝혔다.

"선수생활을 오래하고 싶지만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이 마음에 걸려요. 건강만 허락하면 뛸 수 있을 때까지 코트에 남고 싶습니다. 선수생명을 연장하려면 비시즌동안 체력을 잘 쌓고 큰 부상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죠. 배구를 즐기려면 뚜렷한 목표의식도 따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즐거움도 함께 찾아오니까요"



[사진 = 한송이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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