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해, 김현세 기자)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으면 누가 제일 기뻐할 것 같으냐"는 물음에 장두성(22·롯데 자이언츠)이 답했다. "(민)병헌 선배님이요."
장두성은 올 시즌 롯데 외야수 공백을 메울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떠올랐다. 롯데는 지난 시즌까지 주전 우익수로 뛴 손아섭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NC로 이적하면서 생긴 공백을 메워야 한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DJ 피터스가 외야 한 축을 맡는 가운데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장두성과 김재유, 추재현, 신용수, 고승민, 조세진 등이 경쟁한다. 그중 공수 양면에서 빠른 발을 활용하는 장점을 지닌 장두성은 김평호 1군 수비·주루코치의 가르침 아래 더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37도루로 양대리그를 통틀어 도루 부문 1위에 오른 장두성은 1군 무대에서도 도루와 더불어 빠르고 안정적인 주루 실력도 선보였다. 지난 1996년 도루왕을 차지한 전준호 퓨처스 주루코치 이후 끊긴 명맥을 이을 선수로 주목받는 이유다. 더구나 성민규 단장도 현재 라인업에서 스피드를 보강할 계획을 세울 정도로 롯데는 빠른 야구에 대한 갈증을 품어 왔다. 장두성은 "발만큼은 자신 있다. 올해는 전준호 코치님께서 롯데로 돌아오셨다. 뒤를 잇겠다는 내 인터뷰를 보시고 '응원할 테니 잘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많이 묻고 배우겠다"고 말했다.
장두성은 올 시즌부터 유니폼 뒤에 49번을 달고 뛴다. 그가 아마추어 시절 TV 중계로 보며 꿈을 키운 대상인 민병헌(34)이 두산 시절 달던 번호다. 둘은 나이 차가 작지 않지만 서로 가깝게 지내 온 사이다. 민병헌이 은퇴를 선언한 당시 장두성은 누구보다 아쉬워했다. 그는 '외야수 경쟁에서 살아남으면 누가 가장 기뻐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민)병헌 선배님이요"라며 "선배님께서 '네게 기회니까 전보다 더 열심히 해서 꼭 자리잡으면 좋겠다'며 '언제든 궁금한 점이 생기면 연락해서 물어 보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얘기했다.
지난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롯데 신인들 가운데 10라운드로 가장 늦게 선택받은 장두성은 꿈꾸던 1군 무대를 밟고 난 뒤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 1군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를 돕는 이들도 늘었다. 그중 주장 전준우는 비시즌 동안 장두성과 함께 훈련하며 진심어린 조언도 건넸다고 한다. 장두성은 "(전)준우 선배님과 운동하면서 묻고 싶었던 점을 다 질문했다. 어떻게 운동하는지, 왜 그렇게 운동하는지 등을 알려 주셨다"며 "선배님께서 또 '네가 잘해서 중견수로 뛰면 좋겠다'고 응원해 주셨다. '미친듯이 뛰어 다녀 보라'고도 하셨다"고 말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