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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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사망한 말, 퇴역 경주마였다…동물자유연대 측 "비극적 죽음"

기사입력 2022.01.22 11:44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KBS 1TV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 사고로 인해 일주일 뒤 사망한 말이 은퇴한 경주마 '까미'(예명)로 밝혀졌다. 

동물자유연대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까미'라고 불린 퇴역 경주마는 5년여간 경주마로 이용되다가 마사회에서 말 대여업체에 팔려온 뒤 약 6개월 가량 업체 소속으로 지냈다. ‘태종 이방원’ 출연 역시 대여업체를 통해 주인공 말의 대역으로 투입되었다가 부상 휴우증으로 결국 고통스런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단 몇 초 간의 방송 연출을 위해 발목이 묶인 채 목이 꺾여 죽은 말이 심지어 은퇴한 경주마였다니 그 비참한 삶과 죽음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며 "‘까미’의 죽음은 한국 경주마의 삶과 죽음이 얼마나 비극적이고 잔인하게 구성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말의 평균 수명은 20년 이상이지만 경주마의 은퇴 시기는 2살에서 4살 가량이다. 예전만큼 빨리 달리지 못할 뿐 생존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어린 말들은 인간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달리다 더 이상 경주에 쓰이지 못하게 되면 여기저기 팔려가거나 도축 후 고기로 쓰인다"며 "이번에 사망한 까미 역시 5-6살 가량의 어린 나이였으나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말 대여업체에 팔려왔고, 방송 촬영 현장에서 사람들이 잡아당긴 줄에 고꾸라져 땅에 목이 꺾이는 부상을 입은 채 세상을 떠났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비록 까미는 안타깝고 짧은 삶을 마쳤지만 국내 수많은 경주마들이 여전히 우리 주위에 남아있다. 온몸을 내던지며 단 몇 초의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뙤약볕 아래서 꽃마차에 사람을 태우기 위해, 도축되어 인간의 먹을거리가 되기 위해, 은퇴한 경주마는 그렇게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며 "동물자유연대와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은 또 다른 까미가 더 이상 우리 곁을 떠나지 않도록 퇴역 경주마 전 생애에 걸친 복지 체계 구축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 인간의 오락을 위해 달리다 마지막까지 인간의 유흥 수단으로 이용당하며 생을 마친 까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사진 = KBS 1TV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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