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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유희제 "캐스팅 되자마자 삭발…김성규 도움 컸죠"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2.01.23 12:50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유희제가 '어느 날' 비하인드를 전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어느 날'은 평범한 대학생에서 하룻밤 사이 살인 용의자가 된 김현수(김수현 분)와 진실을 묻지 않는 밑바닥 삼류 변호사 신중한(차승원)의 치열한 생존을 그린 8부작 하드코어 범죄 드라마. 쿠팡플레이의 첫 시리즈인 '어느 날'은 1, 2화 공개 후 신규가입자 수가 전주 대비 254% 폭증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유희제는 '어느 날'에서 교도소 내 최고 권력자 도지태(김성규)의 믿음직한 오른팔 접골사 역으로 출연했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유희제는 "재소자 중에 최고 권력자의 오른팔이라고 하면 전형적으로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다만 어떤 차별성을 둬야 할지, 비주얼적인 부분도 고민을 했었고 어떻게 하면 말 한마디 없이 존재감을 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 교도소를 장악하고 있다는 건데 어느 정도의 분위기나 아우라가 있어야 관객들도 그걸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삭발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유희제는 "감독님께서 조금 날카로운 느낌을 원하셔서 체중도 감량하고 삭발도 했다. 미팅 때 감독님께서 제 삭발 사진을 보시고는 '이거 좋네' 하셨다. 미팅에서 감독님이 '나랑 하자' 하셔서 다음날 머리를 밀고 그 다음날 촬영에 들어갔다. 속전속결로 이뤄졌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감독님이 접골사라는 인물에 대해 어떤 배우를 캐스팅 할지 고민을 하셨다고 한다. 원래는 덩치 있고 누굴 제압할 것 같은 배우를 캐스팅하려고 하시다가 조금 날카롭고 서늘한 느낌의 배우가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전형적이지 않은 느낌을 원하셨다"고 설명했다.

유희제는 대사 한 마디 없이 접골사 역할을 소화했다. 이에 대해 유희제는 "접골사라는 인물이 어떻게 존재해야 할지를 많이 고민했다. 말 그대로 대사가 한 마디 없지만 정확하게 그 공간에서 줘야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존재감을 보이지 않으면 그냥 지나갈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하면 작품이 흘러가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대사가 있으면 표현하기가 더 쉬웠겠지만 없어서 더 유니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좀 더 신비감 있고 눈이 가지 않을까 싶었다. 속으로 좀 더 꾹꾹 눌러담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전했다.

유희제는 '어느 날'에 캐스팅 되고는 얼떨떨했다고 말했다. 그는 "접골사 역할이 대사가 없으니까 감독님이 꺾는 동작 같은 액팅을 시키셨다. 저는 그 당시에 이미 촬영 중이라는 걸 몰랐어서 '한 달 뒤 쯤에 촬영을 하겠지' 했는데, 바로 '내일 어디로 나올 수 있지?' 하시더라. 다음날 촬영지로 가서 바로 머리를 밀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오히려 감옥을 들어가면서부터는 어려운 게 없었던 것 같다. (김)성규 형이랑 워낙 친한 사이기도 하고 형 덕분에 표현을 더 잘할 수 있었다. 다른 선배님이었으면 더 어려웠을 수도 있는 부분이었는데 형이랑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자연스럽게 소통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유희제는 김성규와의 호흡에 대해 "저는 형을 도와주는 인물이지 않나. 형한테 무게감이 생겨야 하는데 무게감을 실어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를 고민했다. 또 제가 대사가 없고 존재하는 인물이니까 어떻게 하면 존재감을 보일 수 있을지를 같이 생각하고 감독님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서로가 장면을 만들어갔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무표정, 말이 없는 얼굴. 접골사의 서사를 궁금해하는 시청자도 많았다. 이에 유희제는 "작품에 안 나오는데 외국에서 온 감찰관이 접골사한테 '너 왜 아직도 여기있냐'라고 하는 장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지태가 안식처 같은 곳이지 않았을까 싶다. 나가서 뭔가를 하는 것보다 교도소에서 권력을 취하고 누리는 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도지태 옆에 충신처럼 있으면서 권력의 이면을 맛보지 않았을까. 그런 평도 봤다. '현수(김수현)는 나가면 그만이지만 쟤(접골사)는 어떻게 사냐'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유희제와 김수현의 투샷도 인상적이었다. 유희제는 "감독님이 목발을 짚으라고 하셔서 '얘가 어떻게 됐구나' 싶었다. 어떻게 됐다는 게 나오지는 않지만 이후에 현수와 마주칠 때 희미하게 웃는 장면이 있다. 감독님 디렉팅이었다"고 설명했다.

유희제는 "접골사가 웃는 이유가 뭘까를 고민했는데 그냥 무심코 지나가는 느낌이 아니라, 결국 권력이, 권력을 누리는 삶이 그렇게 한순간 허무하게 끝나는구나를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접골사도 호위호식했지만 '그냥 이렇게 끝나네' 하는 희미한 웃음.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고 비화를 전했다.

김수현과의 케미는 어땠을까. 유희제는 "교도소에서만 생활을 하니까 수현 형, 성규 형이랑 하루종일 붙어있었다. 제가 동생인데 제가 무서운 역할이니까 장난으로 자꾸 '접골사 형'이라고 불렀다. 미묘한 유대 관계라고 할까. 재밌게 지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김수현 형은 굉장히 똑똑한 배우인 것 같다. '어느 날'의 수현 형, '고요의 바다'의 (배)두나 누나, 공유 형을 보면서 '괜히 톱 오브 톱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무게감, 책임감이 누구보다 있을 거고 힘든 스케줄을 하고 있을 거라는 걸 모두가 아는데 힘든 내색을 한 번도 안 했다. 그리고 현장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해피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다"고 감탄했다.

또 유희제는 "본인의 장면을 찍을 때는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해오고, 현장에서 바로바로 감독님과 소통해서 구현을 해내는 걸 보면서 '저런 배우들이 주인공을 하고, 톱의 자리에 있는 거구나'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엑's 인터뷰④]에 계속)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쿠팡플레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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