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배우 황정민이 4년 만에 '리차드 3세'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연극 '리차드 3세'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자리에는 서재형 연출, 황정민, 장영남, 윤서현, 정은혜가 참석했다.
'리차드 3세'는 영국 장미전쟁시대의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초기 희곡이자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악인이다. 이 인물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리차드 3세'는 이안 맥컬린, 베네딕트 컴버배치, 케빈 스페이시 등 세계적인 배우들이 출연했던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황정민은 4년 만에 '리차드 3세'로 돌아왔다. 황정민은 지난 2018년, 10년 만의 무대 복귀작으로 '리차드 3세'를 선택, 98%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날 서재형 연출은 "셰익스피어가 쓴 것을 한국화한 작업을 진행했다. 유머가 있게 관객들과 소통하는 장면이 있고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신이 있다. 정당성이나 친밀감이 획득되면 마지막 장면이 더욱 더 빛나리란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황정민은 굴곡진 인생과 사이코틱한 성격,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욕망의 폭주라는 극적인 스토리를 지닌 희대의 악인 리차드 3세를 연기했다. 이런 황정민에게 연기 포인트를 묻자 "저만의 포인트는 여러분 다 아시겠지만 빨간 얼굴 아니겠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땀이 많아서 분장해놓고 좀 지나면 다 지워져서 맨얼굴이다. 특히 더 빨간 얼굴을 잘 보실 수 있을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가 어려운 상황. 황정민은 "관객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밀폐된 공간이라 꺼려하시는데도 불구하고 극장에 찾아와서 공연을 봐주시고 박수를 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너무 힘난다. 그래서 2018년도에 했던 에너지랑은 또 다른 에너지인 것 같다. 커튼콜 할 때도 울컥울컥 올라온다"고 전했다.
이어 "오영수 선배님께서도 늘 굳건히 무대를 지켜오신 분이지 않나. 상을 받으시고 하니까 잘 되고 있긴 한데 저희는 늘 굳건히 이 무대를 잘 지키고 있다. 관객분들이 좀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어떤 현상이 아니라 늘 그분들이 계신다는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4년 만에 같은 극으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황정민은 "기본적으로 배우가 대사를 하는 데 있어서 언어만큼 크게 작용하는 게 없는 것 같다. 이 대사들이 시적인 표현들이 워낙 많다. 그걸 자연스럽게 대사화 시키기가 진짜 어렵다. 모든 단어들의 장음과 단음을 공부하고 있어야지만이 관객들에게 이해를 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듣기에는 쉽지만 하기에는 진짜 어려운 대사다. 배우들이 공부하기에 정말 좋은 작품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배우 개인적으로는 그게 큰 매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정민은 "매체 연기를 하다 보면 말에 대한 중요성 없이 편하게 얘기하게 되는데 연극에서만 할 수 있는 특징적인 모든 것들이 이 작품에 다 있는 것 같다.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은 고전, 클래식한 힘에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황정민은 "짧은 1시간 반 동안 이뤄지는 에너지들이 하나로 묶어졌을 때 보여지는 큰 에너지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 같다. 그게 이 작품의 매력인 것 같다"며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리차드 3세'는 오는 2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박지영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