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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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대구FC, '소통'으로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기사입력 2011.03.02 15:46 / 기사수정 2011.03.02 15:47

조성룡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성룡 기자] 지난 시즌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았던 대구FC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막막하기만 했던 2011 시즌도 팬들은 점차 희망을 갖기 시작했고 드디어 '미래'라는 것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김재하 신임 단장이 있다.

근래 몇 년 동안 대구는 성적도 성적이었지만 경기 외적인 일로 시끄러웠다. 사상 초유의 현직 감독 구속 사태부터 비롯하여 단장 퇴진 운동까지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던가, 이제 대구는 시민구단의 맏형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힘찬 비상을 준비하는 것 같다.

서포터즈의 퇴진 운동 이후 새로운 단장으로 취임한 김재하 신임 단장은 취임 후 팬들과의 자리를 마련해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팬들이 목말라했던 부분에 대해 반드시 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퇴진 운동 당시 "냉각기를 갖겠다"며 대화를 회피한 전 단장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였다.

김 단장은 뿐만 아니라 스타 선수 발굴 등 구단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전용구장 건설'이라는 또 하나의 비전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대구가 사용해온 대구 스타디움과 대구 시민운동장을 생각했을 때 팬들의 가슴은 설렐 수 밖에 없다.

대구 스타디움은 과도하게 큰 규모와 육상 트랙, 떨어지는 접근성으로 인해 흥행에 불리함을 준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대구 시민운동장은 비록 2003년 개·보수 공사가 이뤄졌지만 1948년 완공됐던 낙후된 경기장이어서 경기 관람에 불편을 줬다. 심지어는 전력 과부하로 인한 정전을 우려해 한여름 오후 3시에 경기를 치른 적도 있었다.

현재 축구 전용구장 부지로는 달서구 두류공원과 동구 박주영 축구장이 거론되고 있다. 두 곳 모두 상대적으로 대구 스타디움보다 접근성이 뛰어나 흥행에 도움이 될 만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물론, 전용구장을 짓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 현재 대구시와 대구FC의 넉넉하지 않은 재정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K리그 시·도민 구단 중에 월드컵 경기장을 제외하고 전용 구장을 소유하거나 건설 중인 곳은 인천과 경남, 두 팀 밖에 없다.

이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김 단장에게 팬들이 희망을 갖는 이유는 바로 '구체적인 내용에 근거한 소통'에 있다. 1년에 두 번 이런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것과 절대 회피하지 않겠다는 자신감 넘치는 발언은 그가 '팬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 김재하 단장은 팬들과의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연간회원권 홍보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비현실적일 수도 있는 전용구장에 관해서 김 단장은 재원 마련과 부지 선정에 있어서 자신이 구상한 계획을 설명하며 팬들의 고민을 한시름 덜어줬다. 단순히 '뜬구름 잡기' 식의 발언이 아닌 실제로 구현해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아직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칭찬'을 하는 것은 일명 '설레발'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김재하 단장이 내세운 공약 중 성사되는 것도 있는 반면 무산되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팬들에게 '우리는 함께한다'는 메세지를 보낸 것 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지금까지 대구는 '옛 영광'을 추억하며 시즌을 보내왔다. 평균 관중이 14,000명 이상 방문해 뜨거운 분위기를 보여줬던 2004년, 그리고 이근호, 에닝요 등과 함께 화끈한 공격축구를 보여주며 열광했던 2008년을 그들은 사랑했다.



▲ 대구와 희노애락을 나눈 팬들은 이제 설레는 마음으로 2011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대구의 팬들은 또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저 성적이 상승하고 평균 관중이 오르는 것이 아닌 사랑하는 자신들의 구단이, 아니 가족이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말이다.

2011 K리그가 이제 시작된다. 올 시즌에도 대구는 '4약'으로 꼽히며 힘든 한 해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2011 시즌이 그들에게 '소통'으로 가득해 미래를 바라보는, 그리고 다른 팀 못지않은 명성과 자부심을 다시 회복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사진=김재하 단장, 대구FC 서포터즈 ⓒ 김용민,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대구FC 제공]



조성룡 기자 WISDRAG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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