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의 22시즌 대비 첫 영입 선수 안태현(28)의 두 번째 오피셜(?)이 공개됐다. 여기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안태현은 2022시즌 K리그1 정상을 꿈꾸는 제주의 전력 강화 신호탄이었다. 12월 5일 전북 현대와의 시즌 최종전이 끝난 하루 뒤 바로 오피셜이 공개됐을 정도로 제주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영입작이었다. 안태현은 K리그2 부천FC 1995에서 맹활약했던 '멀티플레이어'다. 오른쪽 풀백뿐만 아니라 전술 변화에 따라 윙어, 윙백, 중앙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주포지션에서는 안현범과 함께 오른쪽 측면 터치라인을 장악할 수 있으며, 중앙에서도 2~3선에 걸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볼을 소유했을 때는 드리블과 패스를 통해 찬스를 만들어내고, 볼을 소유하지 않을 때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득점 기회를 연출한다. 빠른 공수 전환으로 경기를 장악해 나가는 남기일 감독의 축구스타일에 잘 맞아 떨어지는 즉시전력감이다.
1부리그 검증도 마쳤다. 2020시즌을 앞두고 군복무를 위해 상주 상무에 입단한 안태현은 22경기 출전에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2021시즌에도 6경기를 소화하며 K리그1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실력으로 입증했다. 지난해 7월 병역의무를 마치고 부천에 복귀한 안태현은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2021시즌 종료 후 1부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원했던 안태현은 고심 끝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준 제주 유니폼을 선택했다.
안태현은 1월 3일 제주 선수단 소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제주 생활을 시작했다. 소집 첫 날 정신이 없을 만도 했지만 안태현은 구단 프런트에 한 가지 특별한 요청을 했다. 바로 오피셜 촬영을 다시 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예상을 깨는 의외의 요구였다. 이미 영입 보도자료가 일찌감치 공개됐던터라 자칫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구단 프런트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절로 굴러들어온 복덩이에 '옷피셜 맛집' 제주는 다시 열일하기 시작했다.
제주는 K리그 팬들 사이에서 이른바 '오피셜 혁명'으로 유명하다. 지금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연고지 랜드마크 및 지역상권 배경 오피셜도 제주가 원조다. 제주는 2019년 선수 영입 당시, 일반적인 오피셜 사진의 틀을 벗고 연고지 매력을 전달하며 지역 소상공인 홍보를 돕기 위해 천지연폭포, 맛집, 올레시장 등에서 '오피셜' 화보를 찍어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특히 국내 최초 아니 세계 최초(?)일 수도 있는 흑돼지 고깃집 옷피셜에 팬들은 열광했다.
제주의 '오피셜 혁명'은 올해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제주는 2022시즌에 새롭게 합류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제주만이 갖고 있는 천혜 자연 명소에서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 오피셜' 화보 및 입단 인터뷰 영상을 찍고 있다. 최영준은 군산오름에서, 윤빛가람은 새연교와 새섬에서 '플로깅 오피셜' 화보를 촬영했다. 지난 시즌 팬들이 직접 모은 플라스틱으로 재생 유니폼을 만들어 환경 사랑을 실천했던 제주는 이번 ‘플로깅 오피셜’을 통해 환경 사랑뿐만 아니라 연고지 밀착과 매력까지 담아내고 있다.
평소 최영준과 윤빛가람을 동경하기도 했던 안태현은 선배들의 뒤를 따르고자 지역사회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경영(ESG)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친환경' 스포츠마케팅의 새로운 기준을 선보이고 있는 '플로깅 오피셜'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이날 안태현은 오전 웨이트훈련을 마치고 곧바로 제주도 서귀포시 서홍동에 위치한 '삼매봉'을 오르면서 '플로깅 오피셜' 화보를 촬영하는 열의를 보였다. 당일 오후 훈련이 예정됐지만 프로페셔널한 안태현의 모습에 남기일 감독도 흔쾌히 허락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두 번째 오피셜 촬영이었지만 안태현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없었다. 안태현은 "(최)영준이형과 (윤)빛가람형의 플로깅 오피셜을 보면서 나도 꼭 동참하고 싶었다. 지난해 내 영입 소식은 가장 먼저 나왔지만, 좋은 취지에서 진행되는거라 정말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수단 소집 첫 날 바로 구단에 요청했다. 비록 예상치 못한 두 번의 오피셜이 공개됐지만 그만큼 내게 특별했다.(웃음) 제주가 사회공헌활동을 많이 전개하는 걸로 알고 있다. 앞으로도 기회가 온다면 적극 참여하고 싶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사진=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