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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이준호 "이세영, 눈빛만 봐도 호흡 잘 맞아 희열"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2.01.05 08:0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옷소매 붉은 끝동’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준호는 정조의 일생을 담아내며 폭넓은 연기를 보여줬다. 까칠한 청년 세손부터 열정 넘치는 젊은 왕, 태평성대를 이루고 눈을 감는 말년까지의 긴 세월을 짧은 회차 내에 몰입도 높게 연기해냈다. 

“청년 세손부터 말년까지 억양, 표정, 걸음걸이 등을 최대한 생각했어요. 세손 때는 눈에 힘이 들어가 있어 딱딱하지만 패기 있는 눈빛, 거칠고 예민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즉위했을 때는 그 모습은 없어지고 단순히 눈빛 카리스마보다는 상황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마음 속으로 묵직함을 가진 왕이 되고자 했고 규장각, 편전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오히려 미소를 지으려고 노력했어요. 대신 세손 때보다 톤이 낮아졌죠.”

시종 진지하고 진중하게 이야기한다. 정조를 자신의 색으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노력이 있었음을 엿보게 했다.

“말년에는 온몸에 힘을 뺐습니다. 수염을 붙이니 연기하기 더 편했어요. 마스크를 끼고 다니면 의식하는 게 반으로 줄어드는 느낌이 드는 것처럼 수염이 저에게 그런 재미를 줬어요. 수염을 붙이면서 몰입을 자연스럽게 됐고 눈가가 촉촉해지면서 힘이 다 빠지는 경험을 했어요.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어깨도 세월에 살짝 짓눌렸지만 위풍당당함은 잊지 않고 눈빛은 살아있지만 눈에 힘은 주지 않는 디테일을 살리려고 했죠.”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은 캐릭터의 눈빛, 숨소리 등 감정선과 미장센 곳곳에서 섬세한 디테일을 녹여냈다. 6회 말미 두 사람이 욕탕에 빠졌을 때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는 손을 클로즈업하면서 탄성이 나오는 엔딩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디테일을 만들어나갔어요. 제가 의견을 드린 적도 있고 감독님이 이렇게 하면 어떻겠냐고 하신 적도 있고요. 그렇게 디테일이 된 것 같아요. 대본에도 촘촘한 디테일이 있었지만 배우들도 감독님도 하나씩 덧붙이면서 진짜 인물이 돼가는 기분이더라고요. 특히 손에 대해 감정을 표현할 수밖에 없었어요. 덕임을 갈구하면서도 만지지 못하는 손, 고민할 때의 손 그런 것들이 캐릭터를 보여주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눈물 버튼인 부분도 많았다. 이산이 화빈(이서)이 덕임(이세영 분)을 괴롭히고 있단 사실을 알고 혜경궁 홍씨(강말금)를 찾았을 때도 그중 하나다. 혜경궁 홍씨는 “세상 그 누구도 주상에게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라 말하지 않아요. 주상이 임금이기만 하면 모두가 만족할 겁니다. 허나 이 어미만은 말해주고 싶어요 주상 부디 행복해지세요. 산아, 행복해지렴”이라며 진심으로 조언했다.

이준호 역시 행복해지라는 말에 눈물을 흘렸을 만큼 이산에 깊이 공감했다.

“저도 눈물이 났어요. 눈물이 흘렀는데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눈물을 보이면 안 되겠다 해서 다시 눈물을 거두고 촬영했습니다. 뭐랄까. 연기하면서 산이는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불행하지는 않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둘 수도 없고 자기 사랑을 이룰 수도 없고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많이 고팠고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덕임은 모든 슬픔과 아픔을 잠재워준 인물인데 사랑을 못 받는 게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행복해지라는 말에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어요.” 

덕임 역의 이세영과는 절절하고 애틋한 케미가 빛을 발했다.

“털털하고 사랑스러우세요. 연기에 있어 확실히 서로 표현하고 이렇게 하면 어떨까, 저렇게 하면 어떨까 했어요. 편안하게 저를 비출 수 있는 상대 배우였어요. 그래서인지 신을 하나하나 만들 때 서로 아이디어가 잘 맞물렸어요. 시간이 지나면서는 굳이 얘기 안 해도 눈빛만 봐도 알아서 정리되는 부분이 많았죠. 촬영 현장에서는 산과 덕임이로 있다 보니 호흡이 물 흐르듯이 잘 맞아떨어져 기뻤고 희열을 많이 느꼈습니다.”

‘환생해서 만나라’라는 시청자의 반응에는 “저희가 생각한다고 이뤄지는 부분은 아니지만 ‘옷소매 붉은 끝동’의 여운을 길게 느끼고 나서 그런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라며 내심 기대했다.

합방 신에서 두 사람은 키스를 나눴다. 이세영이 “잠시 19금이 뜰 것”이라고 예고했었는데, 시청자 사이에서는 '대체 19금은 어디 갔냐'는 농담 섞인 반응이 나왔다.

“텐션이 19금이 아닐까. 사실 어떻게 저희가 만인이 보는 공중파 드라마에서 19금을 하겠습니까.(웃음) 저희는 늘 고민하고 공부합니다. 어느 것이 적절한 수위인지, 역사적 사료를 근거로 한 행동인지 그런 고민 중에 감독님이 합방 신에서 그 정도가 적당하다 해주셨어요. 합방신 다음에 아침에 덕임과 산이가 키스를 나누잖아요. 원래 키스를 나누는 신이 아니었는데 감독님이 그렇게 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주셨어요. 시청자에게 설렘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스태프분들과 머리를 맞댔어요.”

사진= JYP엔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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