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2.25 08:44 / 기사수정 2011.02.25 08:44
몬타뇨(28, 인삼공사)는 지난 24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상대로 53득점을 기록했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남녀부 경기를 통틀어 최다 득점이었다. 남자부에서는 가빈 슈미트(25)과 박철우(26, 이상 삼성화재)가 각각 50점씩 올린 점수가 지금까지 최고 기록이었다.
몬타뇨는 1세트에서만 홀로 24득점이라는 경이적인 점수를 올리며 이 기록을 갈아치웠다. 몬타뇨가 홀로 분전한 인삼공사는 흥국생명을 끝까지 괴롭혔지만 경기에서는 2-3으로 패했다. 인삼공사에서 몬타뇨 다음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이는 9득점을 올린 이정옥(28)과 이연주(21, 이상 인삼공사)였다.
몬타뇨가 혼자서 53득점을 올리는 동안 나머지 선수들이 기록한 점수는 39득점이었다. 무려 50점이 넘는 득점을 올리면서 몬타뇨는 56%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 자릿수의 점수를 올리지 못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10%~30%에 머물렀다. 이 정도의 기록을 놓고 보면 몬타뇨 혼자서 모든 볼을 때렸다고봐도 이상한 점이 없을 정도다.
지난 시즌, 인삼공사를 우승을 이끈 몬타뇨는 국내 공격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선수다. 높이와 탄력은 외국인 선수들도 힘들어 할 정도이며 파워와 센스까지 갖췄다. 또한, 결정적인 순간에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강한 승부욕까지 갖췄다.
2009-2010 시즌동안 몬타뇨와 한솥밥을 먹으며 호흡을 맞췄던 김사니(30, 흥국생명)는 "몬타뇨는 높이와 파워도 좋지만 정신력도 대단하다. 목표를 잡았으면 반드시 해내야겠다는 의지가 강해 막기 어려운 점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몬타뇨와 함께 여자배구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케니(32, 현대건설)도 몬타뇨의 탁월한 기량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몬타뇨와 같은 콜롬비아 국적을 가진 케니는 "몬타뇨의 높이와 파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개인적으로도 솔직히 몬타뇨를 막는 것은 매우 힘들다. 리시브와 토스가 안 좋아도 볼만 높게 올라가면 바로 위에서 때리기 때문에 몬타뇨의 공격은 좀처럼 차단되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흥국생명의 반다이라 마모루 감독도 "올 시즌 처음으로 5세트에서 승리하며 1승을 보태 기쁘다. 하지만, 단점도 남는 경기였다. 무엇보다 몬타뇨라는 한 선수에 50점이 넘는 점수를 준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고 평가했다.
흥국생명은 센터진의 움직임이 좋지만 좌우 대각에 자리 잡은 한송이(26)와 미아(28, 이상 흥국생명)외에 나머지 선수들의 블로킹은 높지 않다.
높이에서 한층 자신감을 나타낸 몬타뇨는 인삼공사의 주전세터인 한수지가 높게 올려주는 볼을 대부분 처리하며 위력적인 공격력을 펼쳤다.
만약, 최종 5세트에서 흥국생명이 패하면 인삼공사에 지는 것이 아니라 몬타뇨라는 한 명의 선수에게 패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극적으로 몬타뇨의 추격을 뿌리친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봤을 때, 양 팀 모두 문제점이 많은 시합이었다. 경기를 마친 인삼공사의 박삼용 감독은 "우리 팀이 벼랑 끝 승부를 펼치고 있어서 그런지 더욱 몬타뇨에 의존하는 경기를 펼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몬타뇨 외의 나머지 선수들은 좀처럼 팀의 득점을 올려주지 못하고 있다. 24일 열린 인삼공사와 흥국생명의 경기는 특정 선수가 홀로 '원맨쇼'를 올리는 경기가 얼마나 한계점이 많은 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프로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승리를 따내는 결과가 좋아야 한다. 승리를 위해 팀의 주포에게 의존하는 경기력은 어쩔 수 없지만 특정 팀이 일부 선수에 지나치게 의존한 점은 분명히 개선되어야할 문제점이다.
몬타뇨가 가빈과 박철우를 뛰어넘는 최고의 기록을 세웠지만 한국 여자배구의 발전에 많은 부분을 시사하고 있다.
[사진 = 몬타뇨 (C)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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