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11 가이드 (2) 3,4조-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11 조편성
1조: 산루이스(멕시코), 리베르탓(파라과이), 온쎄칼다스(콜롬비아), 산마르틴(페루)
2조: 그레미우(브라질), 후니오르(콜롬비아), 레온(페루), 오리엔테 페트롤레로(볼리비아)
3조: 플루미넹시(브라질), 아르헨티노스(아르헨티나), 나씨오날(우루과이), 아메리카(멕시코)
4조: 벨레스(아르헨티나), 카톨리카, 에스파뇰라(이상 칠레), 카라카스(베네수엘라)
5조: 산투스(브라질), 콜로콜로(칠레), 쎄로 포르테뇨(파라과이), 타치라(베네수엘라)
6조: 인테르나씨오날(브라질), 하구아레스(멕시코), 에멜렉(에콰도르), 윌스테르만(볼리비아)
7조: 에스투디안테스(아르헨티나), 크루제이루(브라질), 과라니(파라과이), 톨리마(콜롬비아)
8조: 인데펜디엔테, 고도이크루스(이상 아르헨티나), 페냐롤(우루과이), LDU 키토(에콰도르)
3조: 이보다 가혹할 수 없는 '죽음의 조'
브라질 챔피언 플루미넹시, 2009/10 아르헨티나 후기리그 챔피언 아르헨티노스, 우루과이 명문 나씨오날, 거기다 멕시코 최강 아메리카가 한 조에 속했다. 지난주 펼쳐진 유일한 경기, 플루미넹시와 아르헨티노스의 경기가 2-2로 비긴 것은 3조의 '용호상박'을 상징하는 결과였다. 네 팀 모두 다른 조에서 조 1위가 충분하지만, 한데 묶인 3조에서는 어느 팀이 최하위를 차지하더라도 이변의 꼬리표가 달리지 않는다.
1라운드 결과: 플루미넹시 2-2 아르헨티노스, 아메리카 2-0 나씨오날
플루미넹시(Fluminense Football Club, 브라질)
창립: 1902년, 연고지: 히우 제 자누이루, 최고성적: 준우승(2008)
24년 만의 브라질 제패를 이뤘지만, 사상 첫 남미 무대를 석권하려는 플루미넹시의 목표는 처음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최악의 조편성도 문제지만, 데쿠, 줄리아누 벨레티, 에메르송(카타르 귀화 공격수) 등 주전 다수가 장기간 부상에 빠져 팀 운영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게다가 베테랑 공격수 와싱톤의 은퇴는 지난 시즌, 공격수들의 부진으로 힘겹게 리그 우승을 차지한 플루미넹시에 많은 숙제를 안겨준다.
팀의 에이스 다리오 콘카의 존재는 남미 무대의 플루미넹시에 장점이자 단점이다. 경기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꾸는 콘카의 '마법사적 기질'은 장점이나, 팀 공격의 콘카 집중은 단기전의 독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 팀에 합류한 하파에우 모우라의 활약은 많은 기대를 낳게 한다. 모우라는 지난 아르헨티노스전에서 홀로 두 골을 터트려 자신의 클럽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러나 모우라의 활약으로는 부족하다. 기존 공격수 프레드의 부활이 절실하고 카타르와 일본을 평정하고 브라질로 금의환향한 아라우주가 브라질 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해야만 무리씨 하말류의 승부사적 기질도 빛을 발할 수 있다.
아르헨티노스(Asociación Atlética Argentinos Juniors, 아르헨티나)
창립: 1904년, 연고지: 부에노스아이레스, 최고성적: 우승 1회(1985)
2009/10 아르헨티나 후기리그를 제패했지만, 클라우디오 보르기 감독이 떠난 이번 전기리그에서 리그 12위로 곤두박질 쳤다. 수비력은 비교적 준수했으나, 주 공격수 가브리엘 아우체(현 라싱)의 공백이 컸다. 그러나 라누스에서 파라과이 대표 경력의 베테랑 공격수, 산티아고 살세도를 영입했고, 프랑코 니엘이 플루미넹시전 두 골을 터트리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완벽히 해내는 등, 이번 대회에 더욱 향상된 공격력을 기대하게 한다.
파라과이 대표 네스토르 오르티고사(현 산로렌소)의 이적 공백을 후안 메르씨에르-크리스티안 산체스 프레테(전 바르셀로나, 에콰도르)의 새로운 중앙 미드필더 라인이 성공적으로 보완해준다면 죽음의 조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다.
나씨오날(Club Nacional de Football, 우루과이)
창립: 1899년, 연고지: 몬테비데오, 최고성적: 우승 3회(1971, 1980, 1988)
2009/10 우루과이 리그에서 숙명의 라이벌, 페냐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남미 대회와 자국리그의 업적에서 페냐롤에 다소 뒤처지지만, 최근 몇 년간 나씨오날은 우루과이 축구의 자존심이었다. 지난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09 대회에서 우루과이 팀으로는 20년 만에 4강에 진출하며 우루과이 축구의 부활을 알렸고 지난해 대회에서도 당당히 16강에 진출하며 자신들의 실력을 증명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임하는 나씨오날의 전력은 정점에서 내려온 상황이다. 남미 최고급의 중앙 수비를 형성했던 알레한드로 렘보-세바스티안 코아테스 라인은 자국리그에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야심 차게 영입했던 마리아노 페르니아와 마르셀로 가야르도는 적응 실패와 잦은 부상으로 커다란 실망을 불러 일으켰다.
유일한 위안이라면, 이번 시즌 전반기 득점왕에 오른 산티아고 가르씨아의 발굴에 있다. 이제 곧 약관이 된 가르씨아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놀라운 집중력으로 15경기에서 15골을 터트리는 폭발력을 발휘했다. 물론 가르씨아의 존재만으로 죽음의 조에서 다른 팀과 경쟁하기는 무리이다. 가야르도의 부활, 수비라인의 재정비가 없이는 나씨오날의 남미 무대 성공가도는 지난 시즌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아메리카(Club Nacional de Football, 멕시코)
창립: 1916년, 연고지: 멕시코 시티, 최고성적: 4강 3회(2000, 2002, 2008)
아스테카 경기장의 주인인 것처럼, 멕시코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클럽이다. 2010/11 전기리그 4위를 차지했지만, 선수구성의 화려함은 가히, 라틴 아메리카 올스타급이다. 멕시코 대표로 A-매치 148회 출전에 빛나는 파벨 파르도, 멕시코 대표팀 수문장 기예르모 오초아, 우루과이 대표 출신의 비센테 산체스와 니콜라스 올리베이라, 인데펜디엔테의 에이스였던 다니엘 몬테네그로, 콜롬비아 대표팀 수비수 아키발도 모스케라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스타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선수 구성의 화려함이 팀 성적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초아와 모스케라가 버틴 수비진은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화려한 공격진은 주포, 마티아스 부오소를 제외하곤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며 팀의 빈곤한 득점력으로 연결됐다. 공격작업에서의 짜임새 구축, 기복있는 경기력의 해결 없이는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아스테카의 악명도 큰 위력을 발할 수 없다.
4조: 김귀현, 한국인 최초의 리베르타도르가 될 것인가?
아르헨티나의 신흥 강호 벨레스, 칠레 챔피언 카톨리카, 칠레 최초의 축구클럽 에스파뇰라, 베네수엘라 최강 카라카스가 4조에 속했다. 김귀현이 속해 있는 벨레스의 전력이 가장 앞서있지만 카톨리카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대회 4강 팀, 데 칠레를 무너뜨리고 대회 티켓을 획득한 에스파뇰라와 2년 전 8강에 올랐던 카라카스는 충분히 다크호스로 통할 수 있지만, 팀 내 해결할 문제가 산적하다.
1라운드 결과: 벨레스 3-0 카라카스, 에스파뇰라 2-2 카톨리카
벨레스 사르스피엘드(Club Atlético Vélez Sársfield, 아르헨티나)
창립: 1910년, 연고지: 부에노스아이레스, 최고성적: 우승 1회(1994)
지금 현 시점에서 벨레스는 에스투디안테스와 함께 아르헨티나 축구의 '신'양강이다. 지난 전기리그에서도 양팀은 다른 팀들과 차원이 다른 경기력을 펼친 끝에 치열한 우승경쟁(에스투디안테스 우승)을 펼쳤다.
벨레스의 가장 큰 장점은 산티아고 실바-후안 마누엘 마르티네스로 이어지는 막강 투 톱이다. 두 선수는 후기리그에서 각각 11골, 10골을 득점하며 득점왕과 득점 3위를 기록했다. 특히, 마르티네스는 지난해 자신의 유일한 약점이던 득점력 부재를 말끔히 해결하며 아르헨티나 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지난 포르투갈전에서는 성인 대표팀 무대에 데뷔, 리오넬 메시의 페널티 킥 골을 유도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게다가 전 멕시코 대표 기예르모 프랑코, 고도이크루스의 에이스 다비드 라미레스까지 영입, 공격진의 무게는 아르헨티나를 넘어 남미 최고의 중량감으로 거듭났다.
팀의 주장이던 레안드로 소모사(현 보카)가 떠난 중원의 공백은 벨레스의 가장 큰 숙제이다. 리카르도 가레카 감독은 기존 멤버인 프랑코 라쏘티로 소모사의 공백을 메울 작정이지만, 아직, 라쏘티는 미완의 대기이다. 물론, 벨레스 중원의 약화는 이제 갓 1군에 올라온 김귀현에겐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니베르시닷 카톨리카(Club Deportivo Universidad Católica, 칠레)
창립: 1937년, 연고지: 산티아고, 최고성적: 준우승 1회(1993)
칠레 3강 중 가장 위상이 낮으나 지난해 칠레리그를 제패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경기당 2.3골에 육박한 가공할 득점력이 돋보였으나 남미 대회에서 경쟁하려면 수비력은 다듬을 필요가 있다.
이번 겨울 UAE 클럽 알 아인과 계약을 맺은 칠레리그 득점왕, 밀로반 밀로세비치가 이번 대회까지 클럽에 남기로 한 것은 카톨리카에 천군만마이다. 이로써 카톨리카는 밀로세비치-로베르토 구티에레스의 칠레 최강 투 톱을 남미 무대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중국(톈진 테다)에서 영입한 전 칠레 대표, 호세 루이스 비야누에바(한때 울산에서도 활약)의 가세로 더욱 탄탄한 공격진을 갖추게 되었다.
지난 시즌 클럽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 '아르헨티노 군단'의 힘은 이번 시즌에도 지속한다. 아르헨티나 대표 출신의 베테랑 수비수, 로돌포 아루아바레나가 은퇴하고 다리오 보티넬리가 플라멩구로 떠났지만, 보카에서 재기 넘치는 미드필더, 마르쎌로 카녜테를 영입했고 포르투에서 토마스 코스타를 데려와 중원의 깊이를 더했다.
우니온 에스파뇰라(Unión Española, 칠레)
창립: 1897년, 연고지: 산티아고, 최고성적: 준우승 1회(1975)
지난해 칠레리그에서 5위를 차지했지만,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진출팀 결정전에서 데 첼레, 아우닥스를 연파한 데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볼리비아 최강, 볼리바르를 어렵게 물리치고 5년 만의 대회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 어렵게 나섰지만, 공수 양면에서 환골탈태를 이루지 않는다면, 더욱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한다. 게다가 팀의 주포, 구스타보 카날레스가 데 칠레로 떠난 상황이라 에스파뇰라의 도전은 더욱 힘들어졌다.
카라카스 FC(Caracas Fútbol Club, 베네수엘라)
창립: 1967년, 연고지: 카라카스, 최고성적: 8강(2009)
베네수엘라 최강 카라카스는 지난해에도 베네수엘라 리그를 제패했다. 그러나 올 시즌 전기리그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5라운드까지 진행된 후기리그에서 2승1무2패를 기록, 베네수엘라 최강의 위용을 완전히 잃어버렸고, 챔피언 결정전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놓였다.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 라파엘 카스테인(현 레알 에스포르)와 싸미르 발로예스(현 데포르티보 칼리, 콜롬비아)의 공격진 공백이 컸다. 베네수엘라 대표, 레니 베가가 골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지만, 득점력이 현저하게 하락하며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자국 라이벌들과 격이 다른 벨레스, 카톨리카를 상대하기에 카라카스의 올 시즌은 너무나 힘겨운 모습이다.
[사진=플루미넹시를 브라질 챔피언으로 이끈 다리오 콘카 (C) 글로부 홈페이지]
윤인섭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