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논현동, 윤승재 기자) 비록 영상 소감이었지만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빛났다. 편한 복장으로 가볍게 촬영에 임했을 수도 있었지만, 영상 속 뷰캐넌은 드레스를 쫙 빼입고 나타나 ‘에이스의 품격’을 제대로 과시했다.
뷰캐넌은 올 시즌 16승(5패) 평균자책점 3.10의 빼어난 성적으로 다승왕에 등극했다. 하지만 29일 열린 KBO 시상식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가 끝난 직후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갔기 때문. 뷰캐넌 뿐만 아니라, MVP 및 2관왕에 오른 미란다(두산)와 요키시(키움) 등도 각자 고국으로 돌아가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외국인 선수들은 영상 편지로 소감을 대신했다. 하지만 뷰캐넌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편한 복장이 아닌 푸른색 정장과 넥타이를 입고 영상에 나타나 수상소감을 전한 것. 시상식에 모습은 드러내지 못했지만, 복장만큼은 완벽한 시상식 모드였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 관계자에 따르면, 사실 다승왕이 결정된 뒤 뷰캐넌은 구단을 통해 미리 소감 영상을 찍어놓았다. 하지만 미국으로 돌아간 뷰캐넌이 시상식에 맞게 소감 영상을 재촬영해서 보내겠다고 구단에 이야기했고, 그 과정에서 “드레스 코드가 뭐냐”라고 묻기까지 하며 재촬영에 나섰다고 한다.그렇게 뷰캐넌은 쫙 빼입은 정장과 함께 영상에 나타나 수상 소감을 전했다.
뷰캐넌은 영상을 통해 “현재 멀리 미국에 있는 관계로 오늘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지만, 이렇게 영상 편지로나마 여러분과 함께 하면서 감사 인사를 전한다”라면서 “삼성 팬뿐만 아니라 모든 KBO 팬들에게도 안부 인사를 전하고 싶다. 요키시 선수와 공동 수상의 기회를 기쁘게 생각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뷰캐넌은 “KBO리그의 수많은 쟁쟁한 투수들 사이에서 이렇게 상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영광이다. 지난 두 시즌 팬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사랑과 응원 또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면서 “다승왕을 수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다른 모든 수상자분들께도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품격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뷰캐넌의 상은 시상식 현장에 있던 '득점왕' 구자욱이 대리 수상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논현동 박지영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