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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V1] 41세 큰 형, 38세 작은 형 눈물나는 '첫 우승 반지' 획득

기사입력 2021.11.18 22:17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KT 위즈에는 베테랑 유한준과 박경수가 있다.

유한준은 넥센 시절이던 2014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적 있다. 당시 1차전에서 3번 타자로 나서 시리즈 기선 제압에 기여한 유한준은 이후 2, 3차전을 내 준 뒤에도 4차전에서 결승타를 때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은 적 있다. 하지만 넥센은 이후 5, 6차전을 내리 졌다. 유한준은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날이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후 6년 동안 한국시리즈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KT의 중심이 된 뒤에는 지난해 팀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 기여하며 한국시리즈 무대를 희망했지만, 두산에 시리즈 상대 전적 1승 3패로 졌다. 금세 다시 밟을 것만 같았던 한국시리즈 무대에 또다시 닿지 못했다. 하지만 유한준에게는 지난 6년 동안의 뼈아픈 기억이 그와 KT를 더욱 절실하게 만든 경험이었다.

올해 우리 나이로 41세가 된 유한준은 여전히 KT의 중심 타선을 맡으면서도 정신적인 무장을 시키는 역할도 한다. 올 시즌 창단 첫 정규시즌 1위에 오른 것도 "후배들이 이뤄낸 것"이라며 손사래치지만, 사실 고영표를 비롯한 후배들은 "한준이 형의 매 플레이마다 선수단은 큰 메시지를 전달받는다"며 "후배로서 감사하다"고 말한다. 이강철 감독도 "한준이가 역할을 해 주면 다른 선수들도 살아난다"고 이야기한다.

유한준에게는 7년 만의 한국시리즈였다. 금세 다시 밟을 거라고 믿었던 무대였지만 6년 동안 밟지 못한 꿈의 무대였다. 유한준은 "2014년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한 뒤에도 또 진출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다. 잡자"고 선수단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KT는 과거 해태 왕조도 해내지 못한 창단 첫 한국시리즈 4연승 우승을 달성했다. 베테랑이 강조한 만큼 절실했던 KT는 잠시도 쉼표를 찍지 않고 두산을 압도했다.

KT에는 유한준과 더불어 한국시리즈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박경수의 기여도도 매우 크다. 박경수는 올 시즌 118경기에 출장해 타율 0.192에 그치며 스스로도 고개를 갸웃한 시즌을 치렀다. 늘 후배들에게 미안함을 드러내 왔던 그는 우리 나이로 38세에 처음 밟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홈런이며 호수비까지 연일 펼치면서 날아 다녔다. 2차전에서는 최우수 선수(MVP)에도 뽑혔다.

하지만 아쉽게도 3차전에서 부상을 입은 탓에 시리즈를 모두 함께할 수는 없었다. 모호한 위치에 뜬 타구를 잡으려 하다가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을 입었다. 그런데도 벤치에서 선수단과 끝까지 동행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을 염원했다. 유한준은 "어느 야구 팬이 보더라도 경수의 플레이는 울컥하게 만든다. 나도 울컥했다. 늘 고마운 동생이다"라며 "목발 짚고 온 걸 보니 눈물도 났다"고 말했다. 두 형님이 함께한 KT는 더욱 뭉쳤다. 황재균은 "경수 형의 부상이 더욱 뭉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었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사진=고척, 김한준, 고아라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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