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손흥민(29, 토트넘 홋스퍼)이 보여준 후배를 향한 배려는 어린 정우영(22, SC프라이부르크)까지 이어졌다. 이것이 진짜 내리사랑이 아닐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이번 11월에 치러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UAE(홈)와 이라크(원정) 두 경기에서 2승을 챙기며 승점 6점을 추가, 역시 2승을 추가한 이란(승점 16점)에 이어 승점 14점으로 조 2위를 유지했다.
주장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찬 이후로 후배들, 그리고 함께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동료들에게 늘 감사함과 고마움을 전해왔고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11월 A매치에서도 후배들을 향한 배려가 돋보였다.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AE 전에서 전반 36분 황인범(25, 루빈카잔)이 상대 박스 아넹서 파울을 당해 페널티킥을 얻었다. 주로 페널티킥을 차왔던 손흥민이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릴 기회였지만, 이번엔 황희찬(25, 울버햄튼 원더러스)이 키커로 나섰다. 그는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후 황희찬은 "PK 전담을 정해두지 않는다. 제가 저번 경기에도 골이 없었다. 팬들 앞에서 골로 보답하고 싶었다. (손)흥민이 형이 양보해줘서 감사하고 이 골로 승리하게 돼 감사하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후배를 향한 그의 배려가 느껴졌다.
선배의 배려를 받은 황희찬은 이라크전에서 후배 정우영에게 받은 만큼 마음을 전달했다. 후반 21분 이재성(29, FSV마인츠05)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정우영은 후반 34분 득점 기회를 얻었다. 하프라인 우측에서 손흥민이 속도를 내며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역습에 나섰다. 그는 박스 앞에서 한 명을 더 제친 뒤 반대편에 있는 황희찬에게 패스를 내줬다. 황희찬은 앞에 공간이 나서 왼발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중앙에 더 열려있는 정우영에게 패스했다. 정우영은 정확한 슈팅으로 골문 왼쪽 위를 찔러 팀의 쐐기골이자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좋은 대표팀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 두 장면이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좋은 팀 분위기를 유지해 온 대표팀은 점진적으로 어린 선수들을 발탁하고 시험하면서 신구조화를 이뤄나가고 있다.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는 와중에도 꾸준히 베테랑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팀 내 분위기를 유지하고 이끌어주면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제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까지 딱 1년이 남은 시점에서 대표팀의 이러한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다. 내년 3월까지 급작스러운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대표팀은 무리 없이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대표팀의 주축선수들과 함께 어린 선수들이 훌륭한 최종예선 과정을 거친다면 이들에게도 아주 좋은 경험으로 성장하는데 밑바탕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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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