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윤승재 기자)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업셋을 당했던 KT 위즈. 하지만 KT는 이듬해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다시 만난 두산을 상대로 1차전 4-1 승리를 거두며 기선을 제압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키움과 LG, 삼성을 차례로 격파하고 올라온 두산의 기세를 잠재우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지난해 얻은 교훈이 컸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해엔 조금 다르게 가져가 보려고 하다가 실수를 저질렀다”며 작년 플레이오프 당시를 회상했다. 그리고 이강철 감독은 “선발 투수를 더 믿고 가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고, 시프트도 특정 선수를 제외하고 쓰지 않겠다면서 ‘정석대로’의 야구를 예고했다.
그렇게 KT는 ‘정석대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쿠에바스가 7⅔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져 7피안타 8탈삼진 1사구(몸에 맞는 볼)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마운드를 홀로 지켰고, 긴 휴식기에 차갑게 식었을 거라던 타선은 한 바퀴 돌자마자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하며 득점을 뽑아냈다. “투수가 잘 버텨준다면 승산이 있다”던 이강철 감독의 예상이 딱 들어맞았다.
수비도 완벽했다. 시프트에 의존하지 않고 기본기에 충실한 결과, 단 한 개의 실책도 없이(실책성 플레이 제외) 두산 타선을 막아내며 승리를 거뒀다. 시프트는 예고했던대로 김재환에게만 펼쳤고, 발이 느린 페르난데스를 상대로는 2루수를 두 발짝 뒤로 미뤘을 뿐 기교없이 타자를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계획이 완벽했던 결과다. 이강철 감독은 “선발이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면서 애매해진 6~8회는 고영표를 투입하고, 대타를 안 내보내는 타선엔 조현우를, 장타보단 짧게 치는 투수에겐 주권을 투입하겠다고 계획한 바 있다. 그리고 이날 선발 쿠에바스가 5이닝을 넘어 7⅔이닝을 책임져주면서 여유가 생겼고, 김재환에게 강했던 조현우를 투입해 위기를 잘 막아냈다. 철저한 계획과 준비에서 비롯된 투수 운용이었다.
그렇게 KT는 ‘가을 좀비’ 두산을 1차전에서 꺾는 마법을 부렸다. 기교는 없었다. 정석대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값진 승리를 거둔 KT였다.
사진=고척, 박지영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