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이)영하가 저 잡으려고 세게 던졌나 본데요?"
지난해 3월 자체 청백전에 나선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서로를 상대로 실전처럼 던지고 쳤다. 그 가운데 이영하를 상대한 오재일은 1회 말 첫 타석부터 방망이를 크게 돌려 봤지만 허공을 갈랐다.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그는 150km/h에 육박할 만큼 힘 있게 꽂힌 이영하의 직구에 "그동안 영하의 공을 쳐 볼 기회가 없었는데 직접 봐 보니 왜 공 좋다고들 하는지 알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오재일은 두산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그 가운데 3번째 준우승을 함께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영하는 물론이고 두산 동료들과도 상대 팀 선수로 만났다.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12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0.275(40타수 11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58을 기록했다. 이영하를 상대로는 안타와 볼넷을 2개씩 올렸다.
가을무대를 함께 누벼 왔던 두산과 오재일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맞대결을 펼친다. 두산은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업셋당할 위기에도 처했지만 이를 극복한 뒤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꺾고 삼성을 상대로 업셋에 도전한다. 준플레이오프 최우수 선수(MVP)로 뽑힌 정수빈은 "삼성과 포스트시즌에서 많이 만나 봤다. 분위기를 한번 잡으면 놓지 않고 끝까지 간다"고 기억하더니 "이제는 단기전이고 분위기 싸움이 될 거다"라고 봤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오재일에 대해서는 "재일이 형도 큰 경기에서 한 방이 있는 좋은 선수다. 우리가 형을 잘 공략해서 막는다면 유리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영하는 "재일이 형과 맞대결이라고 해도 똑같이 상대할 것 같다. 형이라고 해서 더 세게 던지거나 더 약하게 던지는 건 없을 거다. 다만 좀 더 집중하겠다. 그러면 충분히 잘 막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재일은 두산 왕조를 함께한 만큼 포스트시즌 경험도 풍부하다. 지난 8년 동안 두산에서만 포스트시즌 65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0.208(178타수 37안타) OPS 0.714, 9홈런 30타점을 기록했다. 2019년 두산의 통합우승 당시에는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0.333(18타수 6안타) OPS 0.980, 1홈런 11타점으로 맹활약해 시리즈 최우수 선수(MVP)에도 뽑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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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