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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베테랑의 성장통 "아직도 성장판 열려 있는 것 같아"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1.11.05 13: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류승룡이 '장르만 로맨스'로 스크린에 컴백한 소감과 함께 유난히 즐거웠던 촬영장 당시의 분위기를 회상했다.

류승룡은 5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르만 로맨스'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김현(류승룡 분)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영화다.

2019년 1626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극한직업' 이후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 '킹덤 시즌2'로 대중을 만났던 류승룡은 오랜만에 영화로 다시 스크린 앞에 나섰다.

류승룡은 '장르만 로맨스'에서 녹록지 않은 두번째 결혼 생활에 두 배로 나가는 양육비, 치고 올라오는 후배 작가들 속 7년째 글이 안 써지며 벼랑 끝에 몰린 현의 웃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전 부인 미애(오나라), 절친이자 출판사 대표 순모(김희원)와의 관계를 재치 있게 그려냈다.


조은지 감독은 류승룡을 향해 '코믹부터 슬픈 서사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배우'라고 극찬하며 신뢰를 보낸 바 있다. 조은지 감독의 말처럼, 류승룡은 웃음부터 내면의 깊은 감정 연기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며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 놓인 김현의 캐릭터에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이날 류승룡은 "'장르만 로맨스'는 '극한직업' 전에 선택했던 작품이다. 아름답게 찍었다. 시나리오에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지 않나. 또 시나리오를 보면서 많이 공감이 됐다. 제가 상상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았다"고 영화를 처음 만났을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전날 열렸던 '장르만 로맨스' 언론시사회를 떠올리며 "눈물이 왈칵 나더라. 예전에는 이런 아주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몰랐다. 이렇게 같은 공간에서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 영화적 경험이 얼마나 소중하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는 것인지 그 소중함을 이번에 알게 됐다"고 얘기했다.

또 "어제 그래서 울컥했다. 이 소중함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영화 '장르만 로맨스', 그리고 또 11월에 개봉하는 영화들이 위드 코로나 시대를 시작하면서 포문을 열고, 이런 영화적 경험을 소중한 사람과 같이 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저희 영화가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류승룡은 "이 시나리오의 특이한 점이고 매력적인 지점이기도 한데 약간 지질하지만 응원을 얻을 수 있고, 숨기고 싶지만 '나도 저런 모습이 있었어'같은 솔직함과 용감함을 보여주면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캐릭터에 대해 얘기했다.

이어 "우리가 피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항상 관계성 안에서 살 수밖에 없지 않나. 결혼을 안 해도 우리는 늘 누군가의 자녀고, 그런 면에서 부딪히게 되는 여러가지 지점들이 있는 것 같다. 나이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또 앞으로 나이를 더 먹더라도 받는 상처들이나 이해 관계가 다른 것처럼 그런 부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함께 한 조은지 감독, 또 동료들을 향한 아낌없는 애정과 응원도 함께 보였다. 조은지 감독에 대해서는 "제가 조은지 감독과 주파수가 잘 맞았다고 한 것은, 배우는 항상 엄청난 양질의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하지 않나. 중요한 장면 촬영을 앞두고 있다거나 하면 진짜 전날에 잠을 못 잔다. 그렇게 고민하다 현장에 왔는데, 감독님이 똑같은 고민을 하면서 제게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솔루션을 줄 때가 있다. 그 때 소름이 끼쳤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몇 번 경험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그래서 놀랄 때가 많았고, 더욱 신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전날 시사회에서 오나라와 김희원의 호흡에 질투가 났었다고 말한 것을 되새기며 "어휴, 보기가 힘들더라"고 너스레를 떤 류승룡은 "촬영장 밖에서도 안에서도 둘이 호흡이 참 잘 맞더라. 오나라 배우가 제겐 약간 어려움이 있었나보다. 그런데 또 김희원 배우는 무뚝뚝해보이면서도 따뜻하다. 친구처럼 있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또 김희원 배우 연기를 보면서는 '어떻게 저렇게 섬세하게 연기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질투가 났었다"고 말을 이었다.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작가 지망생 유진 역의 무진성을 보면서는 "정말 깜짝 놀랐다"며 "열정적인 모습이 멋지게 보였다. 그래서 저도 제 경험을 얘기해주기도 했고 현장에서 경직되지 않게, 편하게 스킨십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었다"고 밝혔다.

'인간 류승룡'의 이야기도 꺼냈다. 극 중 현이 겪는 슬럼프처럼, 배우로서 연기적인 슬럼프가 온 적이 있냐는 물음에는 "저도 배우이자 남편, 또 사회의 구성원으로 짊어지고 있는 그런 것들이 있다. 영화라는 것이 사실 막 이렇게 어떤 숫자로 평가되는 부분도 있으니 그런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 않나. 그게 또 슬럼프와는 다를 수 있지만, 진짜 그렇게 되면 자신감도 없어지고 눈치도 보이고 그런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럴 때일수록 자기 최면을 걸면서 '괜찮아, 잘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움츠러드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 그래서 저는 많이 걸으려고 하는 편이다. 틈 날 때마다 걸으면서 내면의 나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게 제가 슬럼프를 극복하는 비법인 것 같다. 그렇게 마음을 잘 추슬러야 또 힘을 얻는다"고 털어놓았다.


류승룡은 '장르만 로맨스'에 대한 기대를 당부하며 "어제 배우들과도 오랜만에 만나니 (촬영했을 때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 극 중 인물들처럼 저희들 역시도 아직 성장판이 열려있나보다. 아직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며 "맷집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한다. 이 영화를 통해 저희 배우들과 감독님 모두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감회가 새롭다는 얘기를 많이 나눴었다"고 웃었다. 

또 "'장르만 로맨스'를 촬영하며 저 스스로도 관계에 대해, 주변에 대해, 또 상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저는 유머와 웃음이 가장 큰 면역력이고 치유제라고 생각하는데, 그동안 정말 감사하게도 땅에 붙어있는 코미디, 공감할 수 있는 코미디를 할 수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휘발되는 웃음이 아니고, 잔상에 남는 코미디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르만 로맨스'가 개봉하고 나서도 지금 촬영해 둔 '인생은 아름다워', '비광'과 현재 찍고 있는 '무빙'이 있다. 내년에도 계속 새로운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장르만 로맨스'는 17일 개봉한다.

사진 =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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