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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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결산] 한화 이글스는 '크레센도' 연주를 꿈꾼다

기사입력 2021.11.01 07:00 / 기사수정 2021.11.01 09:55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의 악보는 이미 그들의 방식대로 그려져 있다. 크레센도, 점점 세게. 그래서 두려움 없이 연주했다. 지금은 가장 여린 음을 낼지라도.

한화는 2021시즌을 49승12무83패로 마무리했다. 지난해 기록했던 47승은 넘었지만 2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썼고, 막바지 6연패에 빠지며 결국 50승 고지를 밟지 못하고 시즌을 끝냈다. 결과로 따지자면 결코 잘했다 말하긴 어려운 성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희망과 숙제를 발견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 남부럽지 않은 '젊은' 내야, 류현진 그 다음의 탄생

젊은 선수들은 경험을 쌓으며 눈에 보이는 발전을 이룩했다. 단순한 성장 뿐 아니라,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정은원부터 최재훈, 하주석, 노시환, 김태연 등 라인업의 코어가 되는 어린 선수들이 많은 성장을 이뤄낸 시즌"이라고 평가했다.

수베로 감독이 "선구안의 발전으로 라인업 구상의 방향성을 잡게 됐다"고 말하는 그 중심에는 리드오프 정은원이 있다. 정은원은 올 시즌 타율 0.283과 함께 105볼넷을 기록하며 KBO 역대 최연소 100볼넷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시즌 막판 사구 여파가 아니었다면 한화 최다 볼넷 기록을 경신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출루율도 0.407로 리그 7위에 자리했다.

노시환은 시즌 중간과 막판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107경기 103안타 18홈런 84타점 56득점 타율 0.271을 기록, OPS 0.852로 모든 지표에서 지난해 대비 성장을 보였다. 장타 갈증이 심했던 한화에서 노시환은 '기대대로' 자랐고, 중심타선과 3루 자리를 완벽하게 꿰찼다.

하주석도 2019년 무릎 수술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며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6월부터 주장 완장을 찬 하주석은 수비 시프트를 관장하는 등 주전 유격수로, 또 주장으로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리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후반기부터 합류한 김태연 역시 내외야를 오가며 맹타를 휘둘러 내년 풀타임 성적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마운드에서는 단연 김민우의 활약이 빛났다. 개막전 선발을 맡았고, 한화에서는 유일하게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차출되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155⅓이닝을 소화하며 바라던 규정이닝을 달성, 2010년 류현진(16승) 이후 국내 최다승인 14승(10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하고 완연한 토종 에이스의 탄생을 알렸다.


■ 1군과 2군, 일원화 시스템 가동


그 사이 퓨처스에서도 착실하게 스텝을 밟았다. 시즌 전 발표된 KBO 자료 기준 한화 선수단의 올해 평균 나이는 25.8세. 10개 구단 중 가장 젊었고, 퓨처스리그는 더 젊을 수밖에 없었다. 리빌딩 시작과 동시에 내부 육성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 한화는 1군과 2군 선수단은 물론 사장과 단장까지 운영을 일원화 하는 시스템을 정립 중이다.

수베로 감독과 최원호 퓨처스 감독이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만나 대화를 나눈 이유다. 올해 한화 퓨처스리그의 북부리그 최하위라는 성적이 사실상 의미가 없는 건, 그런 대화들 속에서 퓨처스리그가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성적보다 중요한 것이 선수들의 경험과 깨달음이었고, 그런 선수들의 2~3년 후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한국 리그는 퓨처스라 하더라도 어린 선수들을 내보내는 팀이 성적을 내기 쉽지 않은 구조라 우리 퓨처스팀이 높은 순위를 마크하지 못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원호 감독을 비롯한 퓨처스팀 코칭스태프가 그런 부분에 휘둘리지 않고 많은 플레잉 타임을 어린 선수들에게 할애했다"며 "그 방향성이 우리 팀 상황에는 맞는 것이기에 뜻깊은 결정이라고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 "외야 FA, 그보다 먼저가 있다면"

눈 깜짝 할 사이 강팀으로 변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아직은 걷어내야 할 그림자들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내야에 비해 외야의 성장 속도가 더뎠고, 마운드의 기복도 심했다. 수비나 주루 역시 다듬어야 할 점이 많았다. 수베로 감독은 나아진 부분을 얘기하면서도, 더 나아져야만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평가했다.

수베로 감독은 "공격력이 뒷받침 되는 외야수와 사인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올 시즌 진 경기들의 공통점은 수비와 불펜에 많은 원인이 있었다"며 "외부에서 추가할 수 있는 공격적 옵션이 있다면 당연히 플러스가 되겠지만, 좀 더 경쟁력이 있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내야 실책의 최소화, 불펜의 일관성 있는 퍼포먼스가 필수적으로 따라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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