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윤승재 기자) “원태인은 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다. 믿고 맡긴다.”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이 31일 1윌 결정전에 원태인을 낙점한 배경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원태인은 허 감독의 기대대로 탄탄한 투구를 펼치며 경기를 이끌었다.
원태인은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1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져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1위 결정전이라는 중압감. 하지만 원태인은 꿋꿋했다. 이날 최고 149km/h의 공을 뿌린 원태인은 5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고, 6회 원아웃 상황까지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KT 타선을 돌려 세웠다.
하지만 6회 1사 후 상황이 묘해졌다. 심우준의 땅볼 타구가 2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애매하게 흘러갔고, 유격수 오선진이 간신히 잡아내 1루로 송구했으나 뒤로 빠지면서 추가 진루를 허용했다.
이 실책은 결정적이었다. 원태인이 조용호를 땅볼로 돌려 세운 사이 2루주자 심우준이 3루까지 진루했고, 이후 원태인은 황재균과 6구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으나 볼넷을 내주면서 1,3루 위기가 찾아왔다. 그리고 이어진 강백호와의 대결에서 직구 승부를 펼친 끝에 좌전 적시타를 내주며 실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원태인은 다시 안정을 찾았다. 이어진 4번타자 유한준과의 승부에서 여덟 번째 삼진을 잡아내고 포효했다. 야수 실책으로 이어진 위기를 스스로 탈출하며 ‘빅게임 피처’다운 모습을 보인 원태인이었다.
하지만 원태인의 호투는 타선의 차가운 빈타 속에 빛이 바랬다. 이후 삼성은 단 한 개의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KT 타선을 틀어막았으나, 삼성 타선이 7회 1사 1,3루, 8회 2사 2루 기회를 잡고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결국 무득점으로 패배, 잘 던진 원태인이 패전 투수가 됐다.
비록 패전의 멍에를 안았지만, 원태인의 ‘빅게임 피처’의 면모는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삼성으로선 원태인의 이날 호투가 반가울 따름. 중압감 넘치는 경기에서 꿋꿋하게 공을 던진 원태인이 생애 첫 가을야구에선 어떤 위력투를 선보일지 주목된다.
사진=대구, 박지영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