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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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수 없는 '홈타운'…주진 작가도 알았나 [종영]

기사입력 2021.10.29 11:50 / 기사수정 2021.10.29 10:06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작가도 알았던 걸까. 배우들의 열연만 낭비됐다.

작가의 사생활 논란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던 tvN 수목드라마 '홈타운'이 28일 12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홈타운'은 1999년 사주시, 연이은 살인 사건을 쫓는 형사(유재명 분)와 납치된 조카(이레)를 찾아 헤매는 여자(한예리)가 사상 최악의 테러범에 맞서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다.

이날 조정현(한예리 분)은 "살아가는 고통을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남기며 조경호이자 구루(엄태구)에게 현혹된 신도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최형인(유재명)은 조경호에게 향했고 조재영(이레)는 고모인 조정현이 위험하다는 임인관(최광일)의 말을 믿고 함께 이동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계획돼 있었다. 조경호는 최형인에게 과거 임세윤(김새벽)이 남겼던 손편지를 총과 함께 건넸다. 조경호는 '정해진 미래'를 기다려왔다며 조재영이 자신의 딸이 아닌 최형인과 임세윤의 딸이라는 것, 조재영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최형인은 조경호의 최면과 환영에 시달렸지만 조경호의 예언과는 달리 조경호를 죽였다. 구루의 뜻에 따라 조재영을 죽이려던 임인관은 최형인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죽인 딸 임세윤의 환영을 마주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피를 토하며 쓰러졌던 조정현은 의식을 되찾고 살인죄로 수감된 최형인을 찾았고, 최형인은 "이 고통 속에서만 지나온 일들을 똑바로 응시할 수 있다"며 딸 조재영을 향해 애절한 메시지를 남겼다.

사이비 종교, 그리고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를 둘러싸고 매회 미스터리한 죽음이 계속됐다. 의문의 연속, 이해가 어려운 스토리라인이 힘겹기도 했지만 그 사이에서도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다. 이 배우들로 1%대의 시청률이라니.

'홈타운'은 유재명, 한예리, 엄태구, 이레 배우를 주축으로 최광일, 김새벽, 박미현, 이해운 등 탄탄한 명배우 라인업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감을 모았다. 그러나 작가의 정체가 탄로나면서 찬물을 제대로 끼얹었고, 시청률은 종영까지 1%대를 유지하며 추락했다. 제작사에서는 크레딧에서 주진 작가의 이름을 삭제했고, 홍보는 중단되다시피 했다. '홈타운'의 주진 작가와 영화 '꿈의 제인'의 조현훈 감독이 동일인물이라고 밝혀지면서부터다.

조현훈 감독은 2018년, '지난 2013년 디포럼 폐막식 후 뒤풀이 자리에서 성추행을 가했다'는 제보자의 '미투' 지목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조현훈은 당시 "앞으로 일체의 공식 활동과 작업을 중단하고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약 3년 만에 필명을 바꿔 드라마 작가로 복귀했다. 자숙하겠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조현훈은 공식입장을 통해 "당시에도 지금도 그 일을 부정하거나 숨기려고 하는 의도는 없었으며, 그 마음은 변치 않았다"고 전했다.

마지막회를 보니 이 말이 더욱 뻔뻔하게 느껴질 뿐이다. '홈타운'은 잊는 자들과 잊지 않는 자들의 이야기다.

최형인은 조경호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잊은 것들, 그것들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지. 결국 우리를 이 꼴로 만든 건 전부 내 탓이다.", "절대로 잊고 싶지 않다. 나는 조경호 네가 고맙다. 깨닫게 해줘서. 나는 매일 죽겠다."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께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라도 하겠다. 제 잘못을 잊지 않고, 마음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며 살겠다"는 조현훈 감독의 사과문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드라마 말미에서 공개된 조재영과 조경호의 대화도 의미심장했다. 조재영은 천하의 살인자 조경호에게 "멈추면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지 않나. 이제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저씨도 평범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안 될 것도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작가 스스로를 위한 합리화인 걸까. 혹은 자신에게는 돌아갈 홈타운이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일까. 이름까지 바꿔가며 복귀에 성공했지만 속일 의도는 없었다니. 피해는 죄 없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뒤집어 썼다. 늘어지는 전개를 오롯이 끌고 나간 배우들의 연기력이 아깝고 아까울 뿐이다.

사진=tvN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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