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7.20 00:12 / 기사수정 2007.07.20 00:12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하라의 '이방인 괴롭히기', 이승엽은 두 번째 희생양?
이승엽(31.사진-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왼손 엄지 부상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의료진은 당장 시즌을 포기하고 수술을 권유하는 상황.
그러나 하라 감독은 이승엽의 수술에 반대하며 후반기 이승엽 기용을 시사했다. 이승엽의 파괴력을 믿고 그의 후반기 대활약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2003~2004년 요미우리의 외국인 타자로 활약했던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출장을 강행한 것과 비슷하다. 공교롭게도 2003년 요미우리의 지휘봉 또한 하라가 쥐고 있었다.
요미우리는 2002년 일본시리즈 우승 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주포 로베르토 페타지니를 영입했다. 연봉 7억 2천만 엔(당시 약 65억 원)의 역대 최고 몸값으로.
문제는 페타지니의 기존 포지션이 1루였다는 점. 요미우리 1루 자리에는 당시 일본야구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던 '두목' 기요하라 가즈히로(현 오릭스)가 버티고 있었다.
이전의 주춧돌을 빼고 새 돌로 갈아끼우기가 싫었던 하라는 페타지니에게 낯선 우익수 자리를 권유했다. 선수 생활의 대부분을 1루수로 보냈고 무릎마저 좋지 않던 페타지니에게 우익수 자리는 너무나 위험했다.
페타지니는 발이 느린 편이라 낙구 지점을 찾아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2루수 니시 도시히사의 수비 범위도 그렇게 넓진 않았고 기요하라의 느린 발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 상대팀은 1,2루수와 우익수 사이의 공간으로 타구를 보내며 일종의 '페타지니 시프트'를 만들어 페타지니를 괴롭혔다.
약한 무릎으로 외야를 버겁게 횡행하던 페타지니는 결국 무릎부상을 호소했다. 그러나 하라 감독은 페타지니가 이탈하면 타선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페타지니가 도저히 뛸 수 없을 때까지 무조건 기용했다.
페타지니가 부상이 어느 정도 회복되어 뛰는 것이 가능해지자 하라 감독은 부리나케 페타지니를 1군에 올려 바로 기용했다. 페타지니는 그 와중에도 2003년 .323 34홈런 81타점의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이승엽 또한 심각한 부상에 울고 있다. 문제는 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왼손 엄지라는 점이다. 고무 골무 등을 착용하고 뛴다고 해도 타격 시의 충격을 완전히 없애지 못한다. 오히려 점차적인 여진으로 관절을 완전히 어긋나게 할 수도 있다.
하라 감독이 2006년 요미우리 지휘봉을 다시 잡은 이후, 그는 유기적인 타선을 추구하며 전략 자체는 예전과 조금 바뀌었다. 그러나 '외국인타자 괴롭히기'는 아직 고치지 못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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