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승부수를 띄웠다.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14경기를 남겨 둔 날,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은 "10승 4패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사실 롯데가 잔여 경기에서 전승하더라도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는 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현실적인 계산이 아닐지라도 5위 경쟁 팀들은 져도 5위 수성이나 도약의 기회가 있다. 롯데에는 10번 이상의 승리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키우는 건 분명하지만 보장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10승이 확실히 보장해 주는 것도 분명하다. 5할 이상의 승률이다.
롯데는 13일 사직 LG전에서 4-4로 비겼다. 시즌 60승 65패 6무로 승률 0.480이다. 5할 승률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 그런데 애초 서튼 감독이 목표 승패 수를 밝힌 시점에서 수치를 더하면 70승 69패 5무(승률 0.504)로 승패마진이 하나 남는다. 현실적이면서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키울 수 있는 수치로 잡은 목표가 10승으로 보인다.
5할 승률은 지난 2014년부터 6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의 보증수표와 같았다. 이 기간에는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팀은 모두 가을에도 야구를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14일 현재 와일드카드 진출권보다 한 단계 아래에 있는 6위 SSG 랜더스가 시즌 60승 60패 12무로 정확히 5할 승률인 걸 감안하면 롯데의 잔여 경기에서 목표 승수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보장한다고 보긴 쉽지 않다. 7위인 NC 다이노스(59승 61패 7무, 승률 0.492)도 롯데를 1.5경기 차로 앞선다.
다만 5할 이상의 승률이 롯데에 주는 의미는 분명하다. 하락세를 보인 2018년(68승 74패 2무, 승률 0.479)과 최하위에 그친 2019년(48승 93패 3무, 승률 0.340), 5할에 근접한 지난해(71승 72패 1무, 승률 0.497)보다 발전한 결과물이다. 부임 이후 48승 47패 6무(승률 0.505)를 기록한 서튼 감독은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만든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가 사령탑에 앉기 전에는 12승 18패(승률 0.400)으로 최하위였다.
앞서 지휘봉을 잡은 지 3주 정도 됐을 무렵의 서튼 감독은 5월을 돌아 보며 "파트별로 조화를 이루는 게 목표다. 지금은 우리 팀의 정체성이 생기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서튼 감독 체제가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6월부터는 45승 36패 5무(승률 0.556)를 기록했다. 잔여 경기에서는 이보다 더욱 끌어 올린 승률 0.714(10승 4패)에 도전한다는 거다. 그가 지휘봉을 잡기 전과 체제 확립 시기에 잃은 승패마진까지 메우게 됐다.
서튼 감독은 잔여 경기에서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더블헤더가 예정돼 있는 17일 사직 SSG전을 포함해 이주에만 닷새 동안 6경기를 치르는데, 13일에 등판한 댄 스트레일리는 사흘 쉬고 더블헤더 2경기에도 선발로 나선다. 사흘 간격으로 등판한 적이 없기에 정상적인 투구 수를 소화하는 건 어렵다고 미리 판단했다. 이에 대해 서튼 감독은 "이번 주에는 경쟁력 있는 선발 로테이션을 짜야 한다. 스트레일리와 투수코치와도 대화를 나눴다. 선수도 지금 이 상황에 대해 '올인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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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