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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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이 슈퍼볼이란 '축제' 열광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1.02.08 14:0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미국인들의 미식축구에 대한 열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9월에 시작해 이듬해 2월초에 막을 내리는 '짧은 이벤트'인 NFL(미식프로축구리그)은 스포츠를 넘어 '축제의 장'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5일(한국시각) 텍사스주 알링턴시에 위치한 카우보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45회 슈퍼볼'에서 그린베이 패커스는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매해 슈퍼볼 시청자는 미국 인구의 1/3를 넘는다. 아직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미국 전역에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명문 팀이 맞붙은 이번 슈퍼볼은 사상 최고의 시청률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44회 슈퍼볼을 지켜본 미국인은 모두 1억 650만 명으로 집계됐다. 뉴올리언스 세인츠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경기는 미국 방송 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었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미식축구는 짧고 굵직하게 끝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MLB(메이저리그야구)는 4월에 시작돼 10월에 마감한다. 또한, NBA(프로농구)는 9월에 시작해 다음해 6월까지 계속된다. 최종 챔피언 결정전인 '월드시리즈'와 'NBA 파이널'은 7전 4선승제로 펼쳐진다.

이와 비교해 미식축구 리그는 5개월 동안 진행된다.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은 단판승제다. 한 팀이 한 시즌동안 치르는 경기는 16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경기수가 적다보니 한 경기 한 경기가 큰 규모의 이벤트처럼 열리고 팬들의 관심도 높아진다.

1년 내내 162경기를 펼치는 야구는 미국인들에게 '생활의 일부'로 여겨지고 있다.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야구장에 방문하는 것은 미국인들에게 생활사의 한 요소이다. 이와 비교해 단 16경기 밖에 치러지지 않는 미식축구는 '축제'에 가깝다.

짧고 강렬한 리그에 열광은 커질 수밖에 없다. 거친 몸싸움이 주를 이루는 미식축구는 자주 열리기 힘들다. 한번 경기를 치르고 나면 최소한 일주일의 휴식기간이 필요하다. 팬들은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서 치러지는 16번의 경기를 보기위해 치열한 '티켓 경쟁'을 펼친다.



슈퍼볼의 티켓 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반 좌석이 600달러를 넘는 것이 기본이다. 슈퍼볼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 일이 힘들기 때문에 TV 시청률은 치솟고 광고단가도 높아진다. 이번 45회 슈퍼볼은 30초 TV 광고비가 300만 달러(한화 약 33억 원)로 책정됐다. 지난해에는 슈퍼볼을 보기 위해 360만 명의 미국인들이 새 TV를 구입했다.

종목이 지닌 특징도 미국인들의 정서와 일맥상통하고 있다. 미식축구는 4번의 공격을 하는 동안 10야드를 전진하면 다시 공격권이 주어진다. 만약, 상대의 수비에 막혀 10야드 전진이 실패하면 공격권은 상대팀으로 넘어간다.

'땅따먹기'식으로 진행되는 미식축구의 룰은 '개척 정신'의 정서를 가진 미국의 정신을 꿰뚫고 있다. 조금씩 앞으로 나가면서 펼쳐지는 박진감에 미국인들은 열광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자체가 워낙 거칠다보니 선수들이 겪는 부작용도 많다. 큰 부상으로 식물인간이 된 사례도 있고 각종 골절 부상으로 고생하는 선수도 수두룩하다. 또한, 다른 종목과 비교해 선수생명도 짧다. 35세의 한국계 와이드 리시버인 하인스 워드(35, 피츠버그)는 미식선수로 치면 환갑을 훨씬 넘긴 나이다.

각 구단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화려한 볼거리가 제공되면서 미식축구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32개의 구단 중, 적자로 고생하는 구단은 단 한군데도 없다. F1(포뮬러 원)과 함께 최고의 수익을 창출하는 종목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미식축구는 올해도 뜨거운 일기몰이를 하며 막을 내렸다.

[사진 = 그린베이 패커스 (C) NFL.COM 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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