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유진 기자)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섹션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이 아시아 영화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발견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커런츠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크리스티나 노르트(독일) 감독과 장준환 감독, 정재은 감독이 참석했다. 건강 문제로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심사위원장 디파 메타(인도) 감독은 온라인 연결로 참여했다.
올해 뉴커런츠상 심사위원장인 인도 출신 디파 메타 감독은 지난 1991년 첫 번째 장편 영화 '샘 앤드 미'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에 특별언급되며 세계 영화계에 등장했다. 이어 '물(아쉬람)'(2005)으로 제79회 미국아카데미영화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레일라'(2019) 연출에 참여하는 등 현재 캐나다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심사위원으로는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위원장 크리스티나 노르트, '지구를 지켜라' '1987' 등의 장준환 감독, '고양이를 부탁해'로 한국영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뒤 '말하는 건축가' 등 다큐멘터리와 전시까지 영역을 확장한 정재은 감독이 함께 한다. '고양이를 부탁해'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특별기획 프로그램인 여성감독이 만든 최고의 아시아영화 '원더우먼스 무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날 디파 메타 감독은 "이렇게나마 참석할 수 있어 정말 좋다. 어제부터 (뉴커런츠) 영화들을 보기 시작했다. 아시아 감독들의 영화를 기대하고 있다. 정말 너무나 환상적인 심사위원들로 구성이 됐다고 생각하고, 멋진 작품을 보고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인사했다.
장준환 감독도 "요즘 많이 침체돼있는 영화의 바다에서 진짜 새로운 물결, 새로운 생태교란종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를 흥분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 그런 영화를 발견해서 여러분에게 전달해드리는 것이 목표다"라고 얘기했다.
정재은 감독은 "제가 뉴커런츠 심사를 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20년 전 '고양이를 부탁해'로 후보에 올랐던 경우는 있는데, 20년 만에 이렇게 자리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크리스티나 노르트 감독도 "부산에 올 수 있어 기쁘다. 뉴커런츠 섹션을 통해 많은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멋진 심사위원들과 즐거운 대화를 얼마나 할 수 있게 될 지 기대하고 있다. 제가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번 뉴커런츠 섹션을 통해 새로운 감독을 발굴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사 기준도 설명했다. 디파 메타 감독은 "심사위원으로서 중요한 것은 어떠한 편견도 없이 영화를 접하는 것이다"라며 "저는 인도 출신의 감독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인도 영화를 좋아합니다만 저는 한국 영화나 카자흐스탄, 이란의 영화에도 똑같은 동일한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저는 영화가 어느 국가에서 만들어졌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감독이 제시하는 비전을 보고 싶다. 모든 편견을 버리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영화를 볼 예정이다. 영화의 퀄리티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티나 노르트 감독도 "디파 메타 감독이 말했듯이 우리는 모든 편견이라든지 선입견을 없애려고 한다. 영화는 아주 훌륭한 영화 예술 형태라고 생각한다. 모든 편견을 극복하고 안전지대를 벗어나서 자신의 지평선을 넓히는 수단이라고 본다. 저는 새로운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다. 새 내레이션이라든지 예술적 미학적 의미와 수단, 이런 것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장준환 감독은 "'지구를 지켜라'를 만들고 난 이후에 제게 기괴한 취향이 있다고 저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살다 보니 그것은 저에 대한 편견이기도 하더라. 어떤 기준이 없다는 것이 기준이 될 것 같다. 살다 보니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지, 얼마나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런 것도 흥미로워지는 부분이더라. 그래서 저도 그렇게 변하고 있다. 그런 저에게 솔직하게 다가가는 심플한 접근법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마음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재은 감독도 "심사를 하다 보면 제가 뽑고 싶은 영화, 다른 심사위원들이 뽑고자 하는 영화가 달라서 토론을 오랫동안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상황에서 내가 지지하는 영화가 지지되지 않고 뽑히지 않게 될 때 굉장히 속상하다. 마치 내 영화가 뽑히지 않은 것만큼 속상하기도 한데 요즘에는 '지금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아니면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며 요즘 심사를 하는 것 같다. 영화가 너무나 많이 쏟아져나오고 많은 영화를 심사하면서 봐야 하는데 그 영화들 중에서 '나중에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또 좋아할 수 있을까?'라는 기준을 갖고 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디파 메타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삶의 유한성을 알려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가 본 영화를 통해서 생존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생존과 죽음이 혼합돼 제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런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런 두가지 전혀 별개의 것이 혼합된 것을 우리가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현재의 시국이 영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6일부터 15일까지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서 아시아 총 70개국 총 223편을 상영하며 해운대구 센텀시티와 남포동 일대에서 열흘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개막작은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 폐막작은 렁록만(홍콩, 중국) 감독의 '매염방'이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